사회관념상 복지란 불특정 다수가 혜택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차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흔히 언급되는 ‘보편적’이란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반대로 특정 소수, 더 나아가 특정 다수가 혜택을 입는 것은 ‘선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심이란 원래가 좋은 마음 즉 악의 없이 베푸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어떤 목적이 염두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선심성’은 그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선심과 유사한 성격의 그것이란 의미로, 무언가 목적이 전제 되면 ‘선심 아닌 선심성’이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선심성이란 표현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그 맥을 가장 잘 이해 할 수 있다. ‘선심성 공약’이나 ‘선심성 지원’ 등이 그것이다. 요즘 취재를 다니다 보면 ‘선심성’이란 표현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1년 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두고서다. 내년 선거 출마를 재고 있을 후보군들은 이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현직 선출직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시의원은 최근 지역구를 찾는 횟수가 부쩍 늘었단다. 또 어떤 정치인은 이미 내년 공약으로 내세울 지역 현안 수집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얼굴을 알리기 위해 작은 연결고리만 있어도 이름과 사진을 내걸고 있다”
한 의원의 말이다. 다선의 A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의 얼굴 알리기 선점효과를 최대치로 올리기 위한 활동은 더 노골화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당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이들의 활동은 선심이나 복지차원 보다는 ‘선심성’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정 시장의 최근 행정에도 ‘선심성’이 농후하다는 말이 두루두루 나온다. 실제 용인시가 최근 적극 홍보에 나선 내용을 보면 이런 지적에 대한 공감대가 탄탄해진다. 

용인시는 최근 어린이집 실내공기 개선을 위해 공기청정기 지원에 나섰다. 앞서 용인시는 전국 최초로 고등학생까지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더 나아가 용인시는 기흥저수지 주변 순환산책로 사업을 연내 완성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국가 유공자 1만2000여명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문패를 부착했다는 내용도 용인시는 빠지지 않고 홍보에 나섰다. 앞서 용인시는 수년간 용인시를 옥죄어 오던 채무를 다 갚았다며, 자화자찬을 넘어 자화타찬을 받기도 했다. (용인시가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지만)
용인시의 이 같은 사업은 분명 필요하다.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강화시킨다니 분명 적극 응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용인시가 홍보에 매진하고 있는 사업 중에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거나 예정인 것들이 상당수며, 이미 타 지자체와도 큰 차이가 없는 것들이 많다. 시기성도 늦으며, 차별성 역시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볼 때 일련의 이 사업은 적절성, 시기성, 불특정 다수를 위해 자발성을 가지고 추진하는지. 혹여 특정 다수로부터 호응을 얻고, 그 호응이 내년 선거에서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적을 둔 ‘선심성’은 아닌지.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을 베푸는 이유는 명확하다. 표로 곧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선심이든 복지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민을 위한 활동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특정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한 사업은 지양돼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은 선심성 사업과 같이 ‘예산으로 표를 사들이는 것’과 ‘예산으로 지지를 얻어 내는 복지’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특정 소수에게 잘 보이려다 불특정 다수에게 외면 받는 행동은 어리석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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