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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학교 앞 점포 불량식품 판매 버젓, 관리 ‘무풍지대’고열량·저영양 식품 제한업소 0.03% 불과

여름철 음료 기계 비위생적으로 판매돼
관리·감독 허점…강력 단속·홍보 시급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지정된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 즉 ‘그린푸드존’에 불량식품과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또 여름을 맞아 점포 곳곳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슬러시(얼음을 갈아 만든 음료)는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푸드존은 학교와 학교 주변 200m 안에서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건강저해식품과 불량식품 등의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다. 그린푸드존에서는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지방과 당, 나트륨을 다량 포함한 식품의 판매를 제한할 수 있다. 또 탄산음료나 트랜스지방 과다함유제품, 패스트푸드, 고카페인 식품 등 어린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식품 판매도 제한된다.

하지만 용인 지역 학교 주변에 지정된 그린푸드존 내 매점, 문구점, 마트 등에서 어린이 정서저해식품이나 불량식품, 비위생적으로 조리 판매되는 식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흥과 수지 등 지역 내 학교 주변 10여 곳을 돌아본 결과 대부분의 매장엔 300원 미만의 저가 상품 수십 종이 아이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다.

이중 적법한 유통과정을 거쳐 식품 성분을 표기한 저가 제품은 불량식품으로 보기 어렵다. 법규에 따라 위생적으로 제조 판매된 정상제품이라면 가격이 싸다고 불량식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상품은 식품 성분과 원산지가 외국어로만 표기되거나 아예 표기조차 되어 있지 않는가 하면, 어린이 비만이나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고열량·저영양 식품도 있었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가 제한된 곳은 우수점포에 한정된다. 하지만 용인지역 내 우수점포로 지정된 곳은 21곳뿐으로 그린푸드존 내 690여 점포 중 0.03%에 지나지 않았고 이중 10곳은 고등학교 내 매점이었다. 초·중학교 주변 대부분 점포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가 가능한 이유다.  

판매가 제한된 어린이정서에 영향을 줄만한 제품도 있었다. 총 모양의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점포의 한 직원은 “이 상품이 대부분의 문구점과 매점에서 판매되고 또 인기가 있는 것으로 총구를 입에 갖다 대고 쏘면 사탕이 나오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 정서 저해식품이므로 판매가 불가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처음 듣는 얘기”라며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름을 맞아 곳곳에서 판매가 시작된 슬러시는 성분표시도 없는데다 위생상태까지 엉망이었다. 일부 점포에서는 돈을 계산하던 직원이 손을 닦지 않고 그대로 음료를 판매하는가 하면, 판매할 음료가 담긴 기계는 위생상태가 엉망인 게 한눈에 보일 정도였다. 일부 판매점은 식품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버젓이 음료를 파는 곳도 있었다.

한 문구점 앞에서 만난 학부모는 “인근 상점 주인이 수년간 슬러시 기계를 닦는 걸 본적 없다는 말을 해 그 후부터 아이에게 사주지 않는다”며 “아이들끼리 몰려와 사먹을 때는 말릴 수가 없다. 판매하는 곳에서 양심껏 위생적으로 판매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그린푸드존의 관리를 맡고 있는 행정당국의 관리는 허술하기만 하다. 시 위생과 관계자는 지역 내 초·중·고 주변 그린푸드존 구역이 126곳이며 약 690여개의 점포가 있다고 밝혔다. 용인 전 지역 그린푸드존 점포에 대해 전담관리원 22명이 2명씩 조를 나눠 월 1회 이상 관리하고 있었다. 지정된 그린푸드존 점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게다가 전담관리원이 감시를 할 수는 있지만 적발해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은 없어 문제를 발견했더라도 지도차원에서 경고 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였다. 실제 지난해 해당 사안으로 지역 내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행정조치를 받은 업소는 한 곳도 없었다. 솜방망이식 조치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인력에 비해 점포수가 워낙 많다보니 민원이 들어오거나 중대 위반사항이 발생한 점포에 한해서만 공무원이 직접 방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홍보를 강화해 각 판매점주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라며 “판매 금지 상품을 안내한 홍보물을 배포하고,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안내해주는 앱을 점포와 학교에 홍보하는 등 민·관이 협력해 자체적으로 어린이식품 청정지역을 만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허가 제품인지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변조한 흔적은 없는지, 수입 식품의 경우 한글 표시사항이 있는지 등 제품 표시사항을 확인해 위반 사항에 대해 신고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소비층인 만큼 판매자에 대한 관련 규정 안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위반 시 강력하게 처벌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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