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스카이트레인 등 이미 핵심 교통수단 자리잡아

이정문 시장 일행이 8박 9일 일정으로 선진국 경전철 운영실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곳은 뉴욕 JFK 경전철(JFK AIRTRAIN)과 캐나다 벤쿠버 경전철(SKY TRAIN)이다. 이 두 곳은 모두 용인 경전철 우선협상 대상자인 봄바디사가 직접 설계 및 건설을 담당했으며 실제 운영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지시찰은 용인 경전철 사업 담당주체의 기술력 및 제반 운영실태 그리고 경전철 건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기획에서는 막바지 협상에 접어든 용인경전철 사업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북미 두 나라의 대표적인 경전철에 대한 일반현황과 실태를 짚어본다. 더불어 용인 경전철사업은 이들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극복해야 할지도 찾아내 보고자 한다. /편집자

◇뉴욕 JFK 경전철(JFK AIRTRAIN) 일반현황

=이시장을 비롯한 용인경전철 시찰단이 먼저 방문한 곳은 뉴욕 경전철(JFK AIR TRAIN)의 차량기지와 운영 통제실이 있는 봄바디 공사 현장이었다. 이미 1998년에 착공, 오는 11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모든 시설이 사실상 완료된 상태였다. 현재 시운전과 각 기능에 대한 가상 대처 능력을 점검 중이었다.

이곳 안내를 맡은 봄바디사 건설본부장인 스티븐 홀씨의 설명에 따르면 뉴욕 경전철(JFK AIRTRAIN))은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과 자메이카 역을 잇는 13km 구간(10개역)에 설치돼 있다. 용인의 계획구간인 18.84km(15개역)에 비해 다소 짧은 JFK 경전철은 크게 두 가지 목적에서 건설되고 있다. 첫째는 뉴욕 JFK 국제공항 승객과 공항종사자, 그리고 화물을 원활하게 수송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뉴욕 주변의 전철과 버스 등과 연계함으로써, 포화상태에 이른 대중교통수단의 대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설계와 건설,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총괄하는 DBOM방식을 택하고 있어, 각 단계와 기능간 연계성 미비로 인한 문제점을 차단하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미국 최대 규모의 공기업이자 공항과 철도, 항만 등을 총괄하는‘뉴욕&뉴저지 교통공단’이 100% 투자한 건설사업으로 구간 거리는 용인보다 5km정도 짧지만 비용은 2조원 이상이 투입돼 용인의 약 7천억원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운전방식은 무인운전이다. 통제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지령으로 이루어진다. 10여명 안팎의 인원으로 모든 운행차량을 움직이는 것이다. 수송인원은 하루 14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객 구성은 일반 승객과 공항 근무자가 각각 절반씩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나다 벤쿠버 경전철(SKY TRAIN) 일반현황

=캐나다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이미 자리잡은 벤쿠버의 경전철은 ‘SKY TRAIN’으로 불린다. 전 구간이 고가로 설치돼 시내를 관통하며 달리는 모습이 실제 하늘을 나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벤쿠버 경전철이 건설된 것은 1986년이다. 벤쿠버 개항 100주년을 기념하는 엑스포 행사가 열렸던 것에 맞추어, 야심적인 사업으로 추진된 것이 바로 ‘스카이 트레인’이다. 봄바디사의 기술진이 설계 및 건설을 맡았고, 현재 주정부가 출자한 BC운송국(British Columbia Trasit)에서 운영을 주관하고 있으며, 시내 중심가인 워터 프런트∼킹죠지 구간(28.9km)을 달린다.

차량과 레일 정착에 의해 주행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차량과 안전괘도 간의 전자력을 이용한 선형유도 모터(LIM)에 의한 방식으로 주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교통량은 22만명 정도로 벤쿠버 대중교통수단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운전방식은 역시 완전 무인운전 방식으로 컨트롤 센터에서 첨단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차량이 움직이고 있다. 콘트롤 센터 8명을 비롯해 총 각 역사 근무자 및 정비 기술인력 등 총 운영 인원은 500명 정도이다.

◇ 뉴욕 및 벤쿠버 경전철 운영의 몇 가지 특징

=이번 미국 뉴욕과 캐나다 벤쿠버에 설치된 경전철 시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경전철이 공간배치와 친환경적 측면에서 미래형 도심 대중교통 수단으로써 매우 전망이 밝다는 사실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도심 교통은 소음과 매연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또 이미 조성된 시가지는 도로 확장 등을 통해 교통 체증을 해결 할 방도를 찾을 수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경전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가장 미래형에 가깝다는 것이 현장 토론과 시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특히 소음 문제는 직접 체험을 통해 당초 우려를 상당히 해소 할 수 있었다. 뉴욕 봄바디사의 JFK 공항 현장에서‘뉴욕&뉴저지 교통공단’스티븐 플레이트 교통국장의 직접 안내를 받으며 시승해 본 결과 시속 80km 속도에서도 별로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서울의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봤던 경험을 가진 몇 몇 시찰단원들은 소음정도가 일반전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캐나다 벤쿠버 경전철의 경우, 묶고 있는 호텔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운행되고 있었고, 거의 2분 간격으로 계속 전철이 오고 갔지만 문이 닫혀진 상태에서는 운행여부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처럼 소음 안전도는 역 주변에 5m까지 주택이 늘어서 있지만 아예 어느 구간도 방음벽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입증되고 있었다.

1982년 캐나다 밴쿠버 스카이 트레인 1단계 착공 당시부터 이 사업 관리책임자로 참여한 후 5년간 운영관리를 책임졌던 허브 골드만씨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전철이라는 점에서 소음에 대한 대책은 가장 핵심적인 기술적 고려 사항”이라며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규정을 통과했고 선로 운행 방식 자체가 직접 마찰면을 줄이고 있어 이로 인한 이용객과 주변 거주 주민들의 불만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시장을 비롯한 일행이 밴쿠버 나나이모(nanaimo)역에서 시승한 후 인근 민가 밀집 지역에 내려, 열차 통과 때 직접 소음을 확인해 본 결과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우려했던 것은 곡선 부근에서의 마찰음이었으나 기존 열차들처럼 차량과 레일의 정착에 의한 주행방식이 아니라 차량과 안내 궤도간 전자력을 이용한 선형유도모터(LIM)에 의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지울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뉴욕 경전철의 경우, 객차 안 공기정화장치 부근 소음이 오히려 철로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심각한 정도였으며, 노선이 갈라지는 분기기(스위치)를 지날 때 나는 마찰음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접속 부위인 만큼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에서 우위 확보”

두 번째는 경제성에서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 밴쿠버 경전철은 28.9km가 20개의 역을 두고 도심을 횡단하고 있다. 뉴욕 에어트레인은 JFK국제공항 내 유나이티드 터미널, 델타 에어라인 터미널, TWA터미널 등 무려 6개의 공항 터미널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또한 완벽한 환승체계를 통해 버스 노선과 도심 전철까지 연결되도록 노선 설계가 돼 있다. 이로 말미암아 뉴욕은 당초 10년 후에나 예상했던 수송량을 서비스 시작 첫해에 달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급히 수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32량의 운영대수를 62량으로 2배 늘려 잡고 있다.

벤쿠버 경전철 역시 출·퇴근 때는 차량 편성을 평소 2량에서 5량까지 늘려 가면서 1시간 당 한 방향으로 3만명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운영을 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경제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첨단화된 운영시스템이다.‘뉴욕&뉴저지 교통공단’은 30km에 달하는 전 노선을 움직이는데 단 8명이 일한다.

무인운전 시스템을 비롯해 모든 것이 첨단화된 덕분이다. 승차권 판매소가 따로 없는 것은 물론, 타고 내릴 때 통과하는 개찰구도 없다. 단지 역마다 1명 꼴의 역무원이 전반적인 안전을 살피며, 승차권 소지 여부를 선별적으로 확인할 뿐이었다.

용인의 경우, 전문기관이 조사한 바로는 현재 경전철 예상 노선의 1일 이용객 수가 15만명(2006년 기준)에 이른다는 예상이다. 이를 통해 볼 때 분당선 연장노선에서 환승해 에버랜드까지 연결함으로써 관광객 수송 및 대규모 도시개발과 인구 유입으로 급증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경전철은 매우 경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 개발통해 동부권 발전 견인차 역할 기대

선진국의 사례는 경전철이 역세권 개발을 통해 동·서부간의 성장 불균형을 해소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캐나다 벤쿠버 경전철은 좋은 본보기다. 벤쿠버 노선은 도심 양쪽을 연결하고 있다. 경전철 건설은 단지 지역을 연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낙후 지역에 대한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또 도심권에 밀집된 기관을 교외 이전이 가능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균형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브리티시 콜럼비아 전력회사다. 이 회사는 거대규모의 주정부 공기업으로서 당초 캐나다 세계무역센터 등 핵심기능이 밀집돼 있는 워터프런트(Water front)에 있었다. 그러던 것을 경전철 개통과 함께 15km 이상 떨어진 애드몬스역 (Edmons Station) 주변으로 옮겼다.

용인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가 동서간 불균형 발전이다. 환승역을 통해 서부와 동부를 잇고, 경전철 주변의 역세권 개발을 통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동부권역 횡적 발전축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통합과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경전철을 둘러 본 이정문 시장도 이 점과 관련, “편리한 교통수단을 중심으로 도심권역이 발전하고, 교통수요 창출 차원에서도 그에 부합되는 도시계획이 필요한 만큼 경전철은 용인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것도 어쩜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벤쿠버/ 우상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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