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체육공원 잘못 낀 단추 다시 풀어야
1년 앞둔 지방선거 시장 출마 여지 남겨

김중식 의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제7대 용인시의회가 개원한 지 3년이 지났다. ‘열린 의회’ ‘소통하는 의회’를 내걸고 지난해 7월부터 후반기 시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중식 의장을 지난 6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용인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 의장은 “의원들과 소통하며 야심차게 하려고 했는데, 의장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돌아보지 못한 것이 있어 아쉽다”면서 “남은 1년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김중식 의장과 일문일답.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생산적인 의회, 대안을 제시하는 시의회가 되겠다고 했는데,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제안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해 왔다. 특히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 다양한 연구활동을 통해 정책을 제안하고 조례를 만드는 등의 입법활동을 보면 생산적인 의회를 추구했다고 생각한다. 또 열린 의회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 의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시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나 단체에서도 요청해 오고 있을 정도다. 의회체험을 한 학부모들도 학교에 적극 권장하겠다고 할 정도로 의회에 대해 인식의 변화를 끌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본지와 가진 취임 인터뷰에서 소통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내부적으로 또 시와 소통은 잘 되고 있나.
“의원들 간 소통을 위해 월례회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필요한 사항이 생기면 의장단 회의를 수시로 열어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고 있다. 다만 아쉬움은 집행부와 소통이다. 소통은 한쪽이 아닌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시와 소통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고 서운한 점도 있다.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이나 사업은 의회 의결을 거쳐야 함에도 시는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을 할 때 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한다. 마치 의도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듯한 느낌마저 받아 아쉽다.”

올해 2차 조직개편 때 의회사무국에 과가 느는 것으로 안다.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할 계획인가.
“의회도 더 많은 인원과 기구가 필요하다. 100만 도시에 걸맞은 조직 개편을 만들기 위해 의원들과 사무국 직원 등과 함께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의논하며 준비하고 있다.”

기구 개편에 맞춰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문위원제도를 보완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의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드러나진 않지만 집행부가 사무국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의회에 별도 직렬이 없어 어려운 점이 있다. 의정활동을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하려면 전문위원을 강화하고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입법팀이 도움을 주지만 자료 수집 및 정리, 정책개발에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전문위원제도의 한계인데, 향후 인구 100만명에 맞게 기구를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연구해서 보완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낀다.”

최근 정찬민 시장이 중·고 무상교복 시행 계획을 밝혔다. 조례 심의와 예산 승인권을 쥔 시의회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는 것은 없는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무상교복은 집행부만의 정책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시행에 문제는 없는지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고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대책을 세울 것인지 고민해서 의회와 함께 공동으로 발표해야 했다. 거칠게 표현해 한 사람의 치적과 야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성남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 없이 진행해 사회보장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지방교부세 감액의 불이익을 받았다. 성남시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용인시는 일방적으로 무상교복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100만 도시의 수장답지 않은 행동이다. 포퓰리즘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일방적으로 선언해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하는 정책 수립과 추진은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할뿐더러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다. 도 청사 유치건도 시의회와 협의 한마디 없이 밀어붙여 기자회견하고 현수막 걸고 시민들 서명을 받았지만 무산됐다. 그런데 행정력과 예산 낭비에 대해서는 일체의 발표도 없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는 건가.
“다분히 그렇게 보여지는 부분이 많다. 시민들도 그렇게 해석한다. 무상교복은 아주 좋은 일이다. 앞서 밝혔듯이 시의회에서도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인데, 법과 절차란 것이 있다. 국가사무이지 지방사무는 아니지 않나. 성남시가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지방재정을 개편하면서 5개 지자체의 조정교부세가 감면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를 또 반복해선 안 된다.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시의회에 공을 던져놓고 조례 제정과 예산 승인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압박하는 것은 시민과 시민의 대표기관 간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정부 여당과 뜻을 모아 제도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이 옳다.”

용인시 최대 난제 중 하나가 시민체육공원이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집행부와 시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어떻게 추진됐든 잘못 낀 단추를 풀고 다시 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회 기능이 아쉬운데 잘못된 정책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뚜렷하지 않아 갑갑하다. 설계, 조례 등의 단계에서 사전에 걸러지지 않고 의회가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다.”

의회에서 제동을 걸거나 거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건 아닌가.
“제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 않나. 의회는 사전 보고 등을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의회에 공을 넘기는 행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제라도 일부 시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정책을 해선 안 된다.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 하더라도 살 수 있는 길 모색해야 한다. 돈 먹는 하마가 될 텐데, 합리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도록 하겠다.”

시에서 경기장 활용을 위해 프로축구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시민 여론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 또 어떤 조건으로 유치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텐데, 시의 가치를 높이고 대외에 알릴 수 있어 시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반대하고 싶진 않다. 다만 의회와 사전 협의 등을 거쳐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치가 돼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프로축구단 유치는 시민체육공원 문제 해결의 본질은 아니다. 시설에 대한 용도변경 전환 등을 포함해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첨단산업단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데.
“우려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별법 시행 이후 결과물이 아직 없다. 어떤 생각으로 추진하는 지 시에 묻고 싶다. 의회와 논의도 없고 자료를 요구해도 제공도 하지 않고 있다. 실패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리스크가 생기지 않도록 의회와 협의도 하고 투명하게 내부 지침을 만들어서 해도 늦지 않다.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시설 결정도 까다롭지 않고 도시기반시설 설치에 대한 의무도 없다. 20년 전 난개발 하듯이 또 다른 난개발 폐해가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짚고 가자는 것이다. 부작용과 문제점이 우려돼 향후 시민 혈세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검토는 필요하다. 아직 성공 사례가 없으니 차분하게 진행해 가야 한다.”

가칭 에코타운이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는 재정부담이 적은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대기업에 이익을 주는 BTO사업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 사업을 굳이 민간투자사업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총 3800억 중 국·도비를 제외하고 민간자본 투자비는 시비 포함 1000억원이다. 이 정도 투자비라면 재정사업으로 가도 된다. 사업시행자는 투자비 1000억 들여 건설비용을 포함해서 20년 간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하수처리장을 운영하고 있는 클린워터를 보라. 얼마 안되는 투자비로 천문학적인 돈을 가져가고 있다. 이를 답습할 필요는 없다. 재정사업으로 하건, 사업시행자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서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의 노력이 보여지는 데 다른 방법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남은 임기 잘 마무리 하겠다.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힐 때는 아닌 것 같다.”

시장 선거에 출마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꼭 그렇지는 않지만 거기까지(시장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의원이든 도의원이든 시장이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고 잘 할 자신도 있다. 물론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역량이 발휘되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되나.
“기회는 만드는 것이지만 당내 조정도 필요하다. 정치를 혼자만의 생각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정치는 생물이다. 의장했다고 해서 시장에 출마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시장에 도전하지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입장을 밝히겠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