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의날, 발명진흥회장 표창...어린 시절부터 호기심 천국 "환경, 사회 변화 위한 혁신 추구"

용인외대부고 장준형

초등학교 로봇 교실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수업을 듣던 아이는 10여년 후 6개의 특허를 갖고 있는 발명가로 자랐다. 용인외대부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장준형 군의 얘기다. 장 군은 14일 제 52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폐 프린터잉크 재활용 및 펜 주입장치’라는 발명으로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한국발명진흥회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치원 때부터 뭔가 새로운 기계가 있으면 혼자 분해해봤어요.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로봇 교실에서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죠.”

장준형 군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책이나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성격이다. 신제품이나 신기술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어렸을 때 엘리베이터를 타면 ‘이걸 왜 만들었을까’ 생각했어요. ‘이 발명을 통해서 뭐가 더 좋아진 걸까’ 고민하다보면 하나의 발명품이 가질 수 있는 많은 장점과 단점들이 보여요.”

장 군에게 발명은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했다. 머릿속에 꽉 차있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하고 도면으로 그려보기도 하면서 표현했던 것이다. 어딜 가나 꼭 들고 다녔던 작은 수첩과 공책은 모두 합쳐 책 몇 권도 펴낼 만큼 양이 많다.

“발명은 인류와 역사의 발전과 밀접해요. 화학의 발달은 전쟁의 양상을, 증기기관은 사회·경제 구조 자체를 바꿔놨어요.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얘기죠. 그래서 발명에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해요.”

기능이나 디자인, 효율성만 따지는 발명품 보다는 환경·사회적 측면에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고등학교 때 발명한 자전거 안장은 급정거 시 무게중심을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해 전복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발명품이다. 중학생 때 같은 학교 후배가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는데 그 안타까운 사고로 시작된 고민이 장 군의 자전거 안장으로 만들어졌다.

진동 훈민정음 카드는 시각 장애인들의 점자 문맹률이 90%를 훌쩍 넘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온 발명품이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진동에 패턴을 입혀 글자를 만들어냈다. 한글 발음의 파형을 분석해 자음과 모음 별로 진동 패턴을 만들어 습득이 쉽도록 했다.

“진동 훈민정음 카드는 아직은 상용화까지는 되지 않았지만 후에 핸드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진동 글자를 편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지금의 장 군이 있을 수 있었던 건 평소 아들을 믿고 응원해주는 부모의 공이 컸다. 뭔가에 깊이 빠지는 성격인 장 군이 중학교 2학년 때 게임에 정말 빠진 적이 있었단다.

장 군은 그 당시 PC방에서 ‘살다시피’했다고 고백했다. 여느 부모 같으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장 군은 어느 날 부모님께 “일주일 동안 게임만 하루 종일 하면서 살아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게임만 했어요. 처음엔 재미있었죠. 근데 딱 열흘이 지나니까 ‘이렇게 살다가는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 군은 그 이후로 PC방 근처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그도 놀랍지만 아무 말 없이 믿고 기다려준 부모도 대단하다 싶다.

장준형 군의 꿈은 벤처 기업가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삶이다. “IT나 기계공학 쪽 계열로 대학을 진학하고 싶어요. 발명도 꾸준히 하고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인이 되겠습니다.”

다부진 그의 모습에서 한국의 스티브잡스, 마크 저커버그를 그려봤다면 이를까? 머지않은 미래에 그렇게 성장한 그를 만나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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