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구축 시급

지난 세 번째 시리즈 ‘광주광역시 학교밖청소년 지원 정책’은 광역시와 기초자치단체의 자치행정·예산 규모, 인력 등의 면에서 보면 비교 대상으로 거론조차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인구수나 청소년 수, 오히려 더 많은 학교밖청소년 수를 생각할 때 마냥 넋 놓고 부러워만 할 수는 없는 상황임엔 틀림없다. 더군다나 용인시는 인구를 더 늘려 거대도시로 발돋움할 단계에 놓여있다.

주목할 점은 용인시보다 많은 청소년 수를 가진 광주시가 학교중단률은 오히려 낮아 학교밖청소년 수 역시 적다는 점이다. 청소년이 학교 밖으로 나오기 전 위기 단계에서의 관리와 학업 중단 예방이 중요함을 고려한다면 광주시의 관련 정책은 용인보다 한수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주시의 학교밖청소년 지원 정책은 교육기관을 떠나 의지할 곳을 잃은 청소년에게 진로를 고민하고 다른 배움터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는데 차별점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작업장을 만들거나 도시형 대안학교를 지원하는 정책은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놓칠 수 있는 청소년의 기본 권리를 지켜줄 수 있었다.

용인시의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지원 정책은 검정고시 준비나 단순한 동아리 활동, 상담에만 치중해 있다는 점에서 광주시와 큰 차이가 있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처인구노인복지관 지하의 한 공간에 한정돼 있고 인력도 부족해 더 이상 사업을 늘릴 수도 없는 실정이다.

위치상으로도 각 구별로 센터를 두고 있는 광주시와 달리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시 학교밖청소년지원 센터는 일부 대상자만 이용이 가능하거나 이용하다가도 거리가 먼 청소년들은 지쳐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작업장 설치는 커녕 지역별 학교밖청소년을 연계하는데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도 이와 관련한다.

때문에 구별로 관련 센터를 두고 지역별 사례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은 앞으로 용인시 학교밖청소년 정책에 필요한 필수 관문처럼 보여진다. 

학교밖청소년을 넘어 청소년에 대한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도 용인시의 과제다. 지난해 문을 연 광주시의 청소년 지원 센터 ‘청소년 삶을 디자인 하다’(이하 삶디)는 청소년 분야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전남대학교와 YMCA에 공동으로 위탁을 맡긴 삶디는 지역에 방치돼 있던 옛 학생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들어섰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6층짜리 한 건물에 대대적으로 들어선 것이다.

삶디는 학교밖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지역 주민과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도 함께 이용하는 청소년 공간이다. 그 안에 광주시 학교밖청소년 작업장인 ‘생각하는 손’이 지하 1층에 위치해 있고, 청소년에 관련한 다양한 진로, 동아리 등 사업에 학교밖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용인시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미래 방향에 삶디와 같은 청소년을 위한 센터를 고려해 보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당장 구 경찰대 부지에 있는 학생회관을 활용한다면 용인시의 청소년 공간을 꾸미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청소년 인프라를 확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시각이다.

용인시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인 꿈드림 한 관계자는 “청소년을 학교 안과 밖으로 나눈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청소년의 공간이 현저히 부족한 용인시에 단순히 동아리 지원이나 상담을 위한 제한된 공간이 아닌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특화된 공간을 갖춘다면 학교밖청소년이 직접 그 공간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전문적이고 특화된 시설은 학교안과 밖을 나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의미였다.

용인시의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지역사회와 관련 기관, 학교의 상생구조를 만드는 것 또한 넘어야할 산이다. 학교밖청소년 센터의 주요 사업에 지역 주민이나 기관의 참여를 확대해 학교밖청소년 발굴과 지원에 지역 사회의 역할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대안교육공간을 확충해 학교밖청소년 발굴과 지원을 위한 지역 내 안전그물망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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