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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의 공유 공간”
  • 전혜정(상갈동 금화작은도서관 관장)
  • 승인 2017.06.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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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마을이 고향인 나는 책을 빌리려면 걸어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곳에 있는 도서관으로 가야했다. 지금은 우리 집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여섯 곳이나 있다. 원하면 누구나 쉽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30년 전 생애 처음으로 대출증을 만들었을 때 책을 그냥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던 그 때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잊고 지냈던 책에 다시 눈길을 돌렸다. 그러다가 마을에 있는 작은도서관을 이용하게 됐고 자원활동을 권유받았다. 도서관 봉사를 하면 아이들이 책과 더 친해지고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도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말에 일주일에 2시간씩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출, 반납을 맡다가 차차 도서 분류작업과 라벨링을 배우면서 도서관 업무를 하나하나 알아가니 참 뿌듯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봉사 햇수가 길어지면서 속상한 일들도 생겼다. 사람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일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부딪히는 일은 있기 마련이지만 서운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을 주민들이 대출증을 발급받기 위해 방문하는 일은 늘 있지만 그 날은 마음이 불편했다. 도서관 이용이 처음이고 대출증 발급받고 싶다고 하기에 절차를 설명했는데 그 이용자는 화를 심하게 냈다. 우리 도서관은 등본으로 세대주 확인을 하고 발급까지 1주일이 걸린다고 했더니 그거 하나 발급받고자 도대체 몇 번을 도서관에 오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편의를 위해 등본은 대출증을 수령할 때 확인하겠다 해도 막무가내였다. 도서관 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책임자가 누구냐 묻는 경우도 있었다. 말 그대로 내가 좋아서 하는 무보수 자원활동인데 가끔 이렇게 마을주민과 봉사자를 갑을관계로 여기는 이용자를 만나면 정말 화가 난다.

그러나 서운함을 유발하는 이용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 나이를 말하며 그 또래가 읽을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거나 도서관에서 진행한 문화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무척 고마워하는 이용자도 많았다. 이런 이웃들을 만나면 뿌듯하고 행복하기 그지없다.

마을에 있는 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 모두의 것이고,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공유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리는 만큼 베푸는 마음도 함께 갖는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고 이용하는 쉼터 같은 도서관이 되면 좋겠다.

전혜정(상갈동 금화작은도서관 관장)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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