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예정자들 두달 넘게 떠돌이 신세...용인시, 임시 사용승인 책임 논란 커져

입주가 2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는 신봉동 주택단지 계약자가 제공한 13, 14일자 사진. △침실가벽 누수 △엘리베이터 앞 배수 불량 △천장 균열, 누수 △거실복도, 침실 가벽 누수 등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한 테라스형 주택단지가 곳곳에서 심각한 하자가 생겨 계약자들의 불편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용인시는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이 단지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일부 임시 사용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행정당국의 책임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2월 28일 준공 예정이었던 H사의 이 단지는 입주를 두 차례 연기했지만 아직도 준공이 불투명한 상태다.

계약자들이 호소하고 있는 하자 부분은 대부분 입주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수준이다. 유리창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심하게 흔들리거나 누수가 발생해 벽지와 바닥이 들리는 현상이 나타난 집이 부지기수다. 또 외부 계단의 틈이 성인 발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크게 시공되고 건물 벽 곳곳은 금이 가 위험이 우려되는 곳도 있다. 소방차가 드나들지 못할 정도로 좁은 도로도 계약자들이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건설사 측은 미분양분에 대한 신규계약을 진행하는 등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건설 관계자는 “공사품질은 4월 20일에 어느 정도 나왔다”라며 “전반적인 완벽도 때문에 그렇다. 입주자대표회의와 합의도 됐다”고 주장했다. 하자에 심각성이 없으며 입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사용 승인이 났다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으니 가능한 게 아니겠느냐”며 “어쨌든 시공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어느 정도 입주자에게 보상을 해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고급 주택을 기대하며 입주를 기다렸던 계약자 상당수가 두 달 넘게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준공 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준비해온 계약자들은 계속된 입주 지연으로 인근 오피스텔이나 빌라에 월세를 얻고 이사업체에 짐을 보관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입주자는 “아이들을 이미 인근 어린이집으로 옮겨서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언제쯤 입주가 가능할지 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 답답한 심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계약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 지쳐 선입주 후 하자 보수를 선택했다. H사는 계약을 마친 244세대 중 지금까지 이 단지에 입주한 가구는 40가구로 추가로 74가구가 사용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계약자들은 건설사 측에서 제시한 보상 등 협상안을 받아들여 입주를 원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냈다. 반면 그 외 계약자들은 H사의 완벽한 하자 보수와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입주를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용인시는 H사에 계약자에 대한 피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공문으로 수차례 통보했다며 문제 해결을 건설사 측에만 떠넘기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H사의 주택개발 승인 주체인 시가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책임이 큰데도 뒷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시는 건설사 측의 일부 사용승인을 받아주는 등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주택 임시 사용승인 시 건축물의 동별로 공사가 완료된 경우, 주택 또는 대지가 사업계획의 내용에 적합하고 사용에 지장이 없을 때만 세대별로 임시 사용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시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 사용승인을 원하는 계약자가 있어 임시 사용승인을 했을 뿐”이라며 “준공 완료는 건축물이 완성돼야 가능하다. 각종 지적 사항이 완료돼야 준공 승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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