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한국미술관, 세계적인 8인 작가 작품 전시
‘여성, 그 다름–거녀시대’ 전

김원숙 작, 작업실에서 1992

국내외 작가의 여성주의 미술 다양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한국 여성미술에 관심을 갖고 기획전시를 해온 한국미술관(공동관장 김윤순, 안연민)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 그 다름 – 거녀시대’ 전이다. 한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20여 년 간 선보인 관련 전시 역사도 함께 담아냈다.

여성주의 미술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여성주의 미술 운동으로부터 시작됐다. 여성주의 시각을 통해 관객의 시각적 쾌락을 위해 작품을 창작하기보다 여성주의가 지향하는 평등을 향한 변화를 꾀한다.

이번 전시는 여성주의 작품으로 유명한 김명희, 조문자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는 김원숙, 변주연, 장성은, 독일을 무대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치는 노은님, 차우희, 백남준 선생의 부인이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구보타 시게코 등의 작품 26점이 소개됐다. 

구보타 시게코는 텔레비전 모니터를 작품에 접목해 조형물의 정형성과 비디오의 독특한 능력을 결합한 작품 ‘메타 마르셀 : 윈도우’ 시리즈 가운데 ‘눈(snow)’ 작품을 소개했다.

김명희 작가는 사각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난 원형 화면 구조 속 자유롭고 리듬감 있는 ‘영혼의 춤’ 시리즈 작품 가운데 1점을 전시했다.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원숙은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내적 자아를 시각적으로 표출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세상 이야기를 손끝에서 실 풀듯 그려내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특유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유화, 판화 작품 9점이다.

독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노은님은 동심 가득한 추상 회화 5점을 소개했다. 동물과 인간 형상을 조화롭게 표현한 방식으로 미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돌가루를 재료로 잔잔하면서도 은은하고 따스한 느낌이 손끝으로 전달되는 조문자는 오랜 관심사였던 ‘광야’를 주제로 작품을 창조해냈다. 소멸과 탄생을 반복하는 체험적 존재 ‘광야’를 다채로운 색, 자유분방한 화면, 역동적인 구성으로 생동감 있는 조형을 완성했다.

흑백화면 속에서 내면의 실체를 투영시키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차우희 작품도 관람객의 발길을 잡는다. 어디론가 흘러가듯 잔잔하게 펼쳐진 ‘오딧세이의 배’는 관람객 스스로 변화하는 내면 흐름을 살피며 자기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갈지를 점검하게 한다.  

작가의 작업실을 사진작품으로 승화하는 작가 장성은은 예술가의 일상 혹은 작품 세계와 지인의 초상을 배경으로 삼아 삶의 전모를 작품에 담아내는 화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의 뉴욕 소호 작업실 풍경과 구보타 시게코의 작업을 엿볼 수 있는 작업실 풍경을 작품으로 내놓았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통한 역동성, 인간과 자연의 친화, 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삶의 통찰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는 8월31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학예사와 함께 전시를 함께 감상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전시 감상과 함께 한국의 현대미술 중심에 선 세계적인 작가들과 현대미술에 대한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31-283-6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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