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와 환경을 살리는 로컬푸드(3)...포곡 로컬푸드 생산자 유영실씨

2015년 7월 문을 연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해 2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개장 당시 참여농가 수도 170여농가에서 200농가로 늘었고, 판매 품목 수도 증가했다. 포곡읍 삼계리 시설하우스에서 아욱, 상추 등 쌈채류, 양파, 대파 등을 생산하는 유성농장 유영실(59) 씨도 포곡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하는 200여 생산자 중 한명이다. 1년 365일 중 363일 직매장에 농산물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는 유씨에게 지난 2년간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농민 입장에선 좋아요. 적지 않은 고정수입이 생긴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에서 어떤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는지 알게 됐다는 겁니다. 또 관광객 등에게도 용인 로컬푸드가 알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펜션 등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신선하고 맛좋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사가는 것을 보고 희망을 보았어요.”

가락동 농산물시장을 통해 전량 경매로 납품하던 유씨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은 판매처 다변화 외에도 안정적으로 수입이 늘었다. 꾸준히 직매장에 물건을 내놓으면서 주중에는 20만원, 주말에는 35~4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단다. 가게 터를 마련한 것과 같다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그는 “힘은 들지만 생산자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직원들도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로컬푸드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오전 9시 매장 문을 여는데 일찍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농산물을 사기 위해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그는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생산자 중심에서 상품을 포장하고 진열했는데, 이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포장, 진열하고 있다. 가치판단에 대한 무게중심이 소비자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영실씨는 농협과 소비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만남의 장이 필요해요. 소비자는 내가 먹는 농산물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농민들의 고충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해요. 생산자도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고요. 무엇보다 맛이 아닌 눈으로 먹으려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품목을 다양화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중·소농이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령화와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농에게 로컬푸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어요.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좋은 농산물을 먹으려는, 그리고 상품에 대한 안목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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