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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이야기]밥 딜런의 ‘Ballad Of A Thin Man’
  • 정재근(음악평론가)
  • 승인 2017.04.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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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세계의 대중음악계에서 저항이라는 단어와 제일 잘 어울리는 가수는 밥 딜런(Bob Dylan)입니다. ‘밥 딜런’은 정말로 노래를 못 불렀어요. 워낙 세계적인 가수이다 보니 원래 잘 부르는 사람인데 그 사람만이 가진 개성적인 창법으로 저렇게 부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한 분들을 위해 확실히 말씀드리건 데, 그는 정말 노래를 못 부릅니다. 수수깡처럼 말라비틀어진 듯 한 목소리에 도대체 노래인지 아니면 혼자 읊조림을 하는 것인지 모르게 부르는 그의 노래는 정말 많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듣는 우리만 아는 것이 아니고 본인도 알고 있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을 해야 해요.

밥 딜런이 무명시절에 좋아했던 포크가수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를 찾아가서 묻기를 ‘가수가 되고 싶은데 난 듣다시피 노래를 못 부릅니다. 못 불러도 너~무 못 부르거든요.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지 좀 가르쳐 주면 평생의 은공으로 삼겠습니다.’ 뭐 이렇게 이야기했겠지요. 그랬더니 우디 거스리 도사(?)님이 입을 열어 ‘네 정성이 갸륵하니 내 비방을 하나 알려주마!’ 하고 말을 풀기를 ‘노래를 잘 부르고 못 부르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가수는 자기가 부르고 싶은 것 자기가 사랑하고 싶은 것을 자기 식으로 부르면 된단다.’ 하고 비법(?)을 알려줬답니다.

그 말을 들은 밥 딜런은 더욱 노력해서 나중에 커서 세계적인 훌륭한 가수가 됐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무슨 동화 같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가 농이건 사실이건 상관없이 우리가 흔히 들어오던 가수들과 비교해서 정말 노래를 못 부르는 가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탓에 본인의 노래를 남이 불러서 히트한 경우가 참 많았어요.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 밥 딜런이지만 그에게는 빼어난 작사와 작곡 능력이 있었지요. 그러기에 얼마 전에는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잖아요!

순수 포크음악을 추구하다가 비틀즈의 등장과 더불어 급변하는 세계 팝 문화의 변화 물결에 순응한 밥 딜런은 자기가 데뷔무대를 가졌던 그 의미 있는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통기타가 아닌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했습니다. 그러나 ‘순수포크에 대한 모독’이라며 분노한 관객들로부터 계란과 야유세례를 받는 수모를 당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포크의 상징이라고 불렸던 그가 일렉트릭기타를 들고 나왔다는 것은 당시 순수 포크 팬들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다 하네요.

하지만 밥 딜런의 그날 연주는 포크 록의 시작점이 되는 중요한 순간이 나중에 되거든요. 그날 연주로부터 밥 딜런의 음악은 한 장르에 속박되지 않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음악의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발전적인 변화를 끝없이 시도합니다. 음악적 메시지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조급함보다 메시지가 관철되지 않는다 해도 새로운 저항을 위한 토대가 되는 것이라는 여유를 보여준 것 같아요.

그가 순수 포크에서 포크 록으로 알을 깨고 나오게 되는 중요한 시점에 나온 곡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1965년에 발표됐는데 그 유명한 ‘Like A Rolling Stone’이 들어가 있는‘Highway 61 Revisited’라는 앨범이에요. 그 중에 가사 일부가 시위대의 반전 피켓 슬로건으로 사용됐던 ‘Ballad Of A Thin Man’ 입니다.
노래 중에 “여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요, 존스씨? (Something is happening here. But you don't know what it is, do you Mr. Jones?)”라는 가사에서 나오는 Mr. Jones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을 당시 존슨 미국 대통령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밥 딜런은 그 해석에 부담이 됐던지 특정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글이나 음악이라는 것이 내놓으면 해석하는 사람의 것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굳어져 가버렸다는 겁니다. 여하튼 밥 딜런의 노래를 들려드려야 할 텐데, 갑자기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전했다시피 밥 딜런은 노래를 참 잘 만드는데 부르기는 좀 거시기 해요. 흐흐!

그래서 궁리 끝에 필자가 들어 알고 있는 그 곡을 참 멋지게 소화해 낸 가수 제임스 솔버그(James Solberg)의 목소리도 살짝 끼워 넣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빛을 보고 있는 블루스 가수인데 기회 닿으면 나중에 소개해 드릴게요.

밥 딜런의 곡
https://youtu.be/eOxkuElX7iE
제임스 솔버그의 곡
https://youtu.be/kEosG-hxTiw

정재근(음악평론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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