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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민주시민교육은 공동체적 질서 회복의 대안
  • 차명제(한일장신대학교 NGO정책대학원 교수)
  • 승인 2017.04.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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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제(한일장신대학교 NGO정책대학원 교수·본지 객원논설위원)

대한민국 민주시민교육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촛불시민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질서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만은 정점에 다다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 일간신문(중앙일보, 2017년 2월 8일자)에 따르면 한국인의 국가 신뢰도는 28개 조사 대상국 중 23위이며, 국민의 89%는 국가를 신뢰하지 않았다.

탄핵 정국의 원인을 제공한 비리 정치인들과 그 비호세력들이 연일 거짓말과 변명으로 그들 행위의 정당화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불신국가의 극단적인 사례를 현재 중동이나 소말리아와 같은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나라들에서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과 내전 수준의 무력 충돌, 그리고 대량 난민 사태가 일상화 돼 있다.

우리 사회가 이와 같은 파국적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물음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민이었던 훌륭한 국민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와 맞닿아 있다. 민주시민교육이 이 질문의 답이 될 수 있겠다. 우리 역사가 오해의 여지없이 그 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해 온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이 결여된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민들이 빈곤과 질병, 전쟁과 피난이라는 고통의 악순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명확한 해답을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민주시민교육은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 타자에 대한 공감 능력, 이념과 정치, 종교와 가치관의 차이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합리적 해법들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민주시민교육의 안정적 운영과 비정파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는 정권과 관계없이 초정파적으로 모든 정보와 자료를 국민들에게 제공해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판단과 현명한 선택을 가능케 하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 한다. 민주시민교육을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도화 해 체계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독일과 스웨덴의 경우 20세기 초반 근대국가가 형성되면서 정치교육과 시민교육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해 왔다. 연방정치교육원을 중심으로 주정치교육원과 400여 개 시민단체들이 정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 종교단체, 공무원, 군대를 포함한 사회 모든 영역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EU에서도 ‘시민성 교육’이라는 명칭으로 EU 회원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교육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민주주의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는 영국에서도 EU 탈퇴 후 시민교육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독일의 정치교육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교육, 혹은 민주시민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민들의 민주주의 역량 강화를 통한 정치와 사회 안정, 극단적 이념 충돌의 예방, 국민들의 참여의식 증진, 헌법적 가치 존중, 다양화와 다원화가 촉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이해 등이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을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지난 20여년 전부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시도됐다. 그러나 정당들의 정파적 이해로 매번 좌절돼 왔는데 이제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진 대선을 통해 들어설 새 정부는 촛불시민혁명의 범국민적 여망을 수용해 이를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하기 위해서도 민주시민교육을 제도화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일부 정당들은 이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민주시민교육이 국가적 아젠다로 실현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지금까지 이 아젠다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지자체들도 제도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현재에도 지자체들이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를 속속 제정하고 있다. 2014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현재 광역에서는 경기도와 전라북도, 기초에서는 성남시, 안양시, 의정부시 등이 2016년에 조례 제정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제도화했다. 올해에는 수원, 광명, 부천, 안산, 시흥, 고양을 비롯한 경기도 대부분의 지자체들로 확대될 예정이다.

용인에서도 조례 제정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가칭)용인민주시민교육넷(시민교육넷)이 민간차원에서 조직돼 현재 9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교육넷은 수지 느티나무도서관과 용인시민신문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념과 당파를 초월해 여러 단체들과 개인들의 참여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자 한다. 용인에서 민주시민교육의 성패는 지속성과 안정성, 전문성과 비정파성, 다양성과 다원성의 확보, 용인시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 있다.

민주시민교육 촉진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파성을 배제하고 과거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해 왔던 단체들과의 대화와 협력, 기존 관련 조례를 검토해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노력은 결국 지역 민주주의 공동체 건설과 훌륭한 국가의 재건을 위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고민인 훌륭한 시민 양성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대내·외적인 위험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사회분열과 정치적 불안정성을 해소해야만 할 역사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공동체적 질서 회복과 사회적 자본을 증진시키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차명제(한일장신대학교 NGO정책대학원 교수)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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