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카드 메이저 아르카나는 0부터 21까지 인생의 성장경로를 이야기해준다. 0이라는 존재하지만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1부터 9까지 태어나서 주어진 세상의 경험을 한 후에 10~19까지 나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20이라는 보편과 타당함이 있는 타인의 세계를 맞이하게 된다.

이제 21은 타인의 세계에서 내 존재를 인정받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디를 가도 환영받는 사람으로 보편의 틀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행복한 존재로 있게 된다. 물론 22, 23, 24…로 넘어가는 많은 숫자들도 있고, 인생의 여정이 21에서 마무리 되지는 않지만, 해피엔딩을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모습이 월드카드라고 여겨서인지 타로의 메이저 카드는 21로 끝이 난다.

21 월드

대부분 이야기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그 후의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해피엔딩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외국으로 나가거나, 멀리 이사하거나, 혹은 천국으로 가거나, 낯선 곳에 초대받는 것을 뜻하며 지금과 다른 환경 속에서 환영받으며 잘 지내는 것을 말한다.

역경 끝에 낙이 오는 숫자 21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기도 한데 아이를 출산하고 보통 산후 조리에 삼칠일이 걸린다. 21일의 적응기간을 둬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새로 시작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습관을 바꾸려면 최소 21일은 계속해야 한다는 ‘21일의 법칙’도 있다. 미국 의사 맥스웰 몰츠가 1960년대 그의 저서 ‘성공의 법칙’에서 주장한 내용으로 성형외과 의사인 몰츠는 사고로 사지를 잃은 사람이 잘린 팔과 다리에 심리적으로 적응하는 기간을 연구하다 21일의 법칙을 내놓았다. 21일은 생각이 의심과 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두려움과 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 습관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가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라고 해서 21의 숫자를 떠올리게 해준다.월드카드 21은 지금까지와 다른 낯선 환경을 지닌 세계로 나가게 해주는 그림이다.

마지막 해피엔딩을 종점으로 해서 ‘안녕’ 하는 것이고, 무엇인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이젠 그만 잘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카드를 마지막으로 인문 타로 이야기 연재도 마치려 한다. 그동안 타로를 수비학으로 풀어서 이야기를 나누며 더 풍부한 내용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었으나 필자의 지식과 필력이 모자란 탓에 아쉽기만 하다.

세상은 참으로 깊고 넓고 높으며 경이롭다. 보이는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둠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세상도 있다. 타로는 어둠속에 숨어 있는 세상을 보여주는 특수 사진기와 같다. 막연하고 복잡하고 답답한 느낌을 분명한 언어로 드러내주고, 그것을 다시금 긍정적인 해석과 느낌으로 인지하게 해서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을 정화해주는 것이 타로의 매력이다. 우리 뜻과 방향,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타로. 필자에게 타로는 월드카드의 신세계와 같았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