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시립·작은도서관 네트워크 연결...누구나 지역 어디서든 마주하는 도서관

1988년 부천필하모닉 창단, 199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998년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08년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부천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문화의 도시’다.

그런 부천의 또 다른 정통 분야는 도서관. 부천만큼 도서관이 지역 곳곳에 촘촘히 자리를 잡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곳도 드물다.

부천엔 1985년 심곡도서관 개관 이후 9개 시립도서관이 세워졌다. 부천 면적이 용인의 약 1/1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다면 16개의 시립도서관을 가지고 있는 용인에 비해 꽤 많은 수의 공공도서관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립도서관이 많다는 이유로 ‘도서관 특화 도시’로 볼 수는 없다. 부천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지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도서관이다. 시민 생활주변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누구나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부천 작은도서관 18곳은 시 직영 또는 위탁으로 운영된다. 시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시립도서관과 상호대차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립도서관 못지않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상호대차는 지역 도서관들이 연계해 부족하거나 소장하지 않은 도서를 서로 대출해주는 서비스다.

즉 자신이 이용하는 도서관에 도서가 없을 경우 타 도서관에 대출을 신청해 원하는 곳에서 받아 볼 수 있다. 부천은 2000년 시립도서관 3개관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시행할 정도로 네트워크 서비스에 있어 앞서갔다.

부천의 모든 시립도서관과 공립작은도서관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운영되고 있다. 부천 시민 한 사람이 27곳 도서관을 마치 한 장소인양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시립과 공립작은도서관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다는 것은 부천 시민 한 사람이 27곳 도서관을 마치 한 장소인양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입지와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형 도서관 사이사이를 작은 도서관이 마치 다리를 놓듯 연결해준다. 자연스럽게 촘촘한 공간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이용가능한 장서의 수는 그만큼 방대하게 늘어나고,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호대차는 도서관 도서 구입 효율성도 높여준다. 부천 시립도서관들은 각각 전문 분야 장서들을 소장하는 동시에 상호대차를 강화해 도서 중복 구입을 줄였다. 재정 절약과 함께 도시 전체가 소장한 책의 다양성을 높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중앙도서관은 기술과학, 심곡도서관은 역사, 북부도서관은 예술, 책마루도서관은 인문·사회 과학. 꿈빛도서관은 어린이 관련 서적 구비에 각각 특화돼 있다. 

물론 지자체가 작은도서관까지 운영하고 관리하기엔 예산이나 인력에 있어 한계가 있다. 앞서 말했듯 부천은 작은도서관에 대한 운영비 지원과 함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서를 고용해 파견한다.

작은도서관마다 정규 사서를 배치한 것은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다. 부천시작은도서관협의회의 요구를 부천시가 수용한 것이다. 전문 사서들은 장서를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해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며 잘 작동하게끔 역할을 수행한다.

시립과 공공작은도서관 외에도 사립작은도서관, 홀씨도서관, 스마트도서관, 순회도서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이 부천 곳곳에 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독서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면 부천의 도서관 네트워크는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가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용인시가 고민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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