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건강 의료기죠”

좋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가는 용인 소재 강소기업들. 자족도시를 향한 용인의 미래에도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크기만 하다. 선두에는 혁신과 창조, 성장의 상징 강소기업을 이끌어가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다. 이들의 삶과 경영철학 그리고 땀의 현장모습을 통해 꿈과 용기의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기획 지면을 마련한다./편집주   

 

남사 아리실은 유명한 마을이다. 아리실교회를 통해 용인지역 기독교 역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요즘 이곳에선 또 하나의 역사가 진행형이다. 발상의 전환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침대의 개념을 아예 바꾸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상온의료기 <허준 흙침대> 김성태(51)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편안하고 개운한 잠자리? 그건 기본이죠. 이젠 잠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치유와 치료가 되는 의료기 역할까지 갖춰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친환경 소재로 만든 생황토 침대다. 생황토는 혈액의 흐름을 촉진하는 원적외선 방출과 음이온 생성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준 흙침대>에 사용 재료는 열 번 이상의 공정과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된다. 그 시작은 최상급의 좋은 황토를 쓰는 일이다. 전국을 헤맨 끝에 어렵게 전남 고창의 땅 속 깊은 곳에 묻힌 깨끗한 황토를 찾아냈다. 친환경 생활토 보료로 재탄생하기 까지는 열 번 이상의 세밀한 공정을 거친다. 성형과 진공처리를 마치면 자연숙성을 통해 접착력과 결속력을 높인다. 토륜기로 생산한 생황토 흙판은 다시 20일 정도의 건조로 강도 높은 흙판으로 만들어진다. <허준 흙침대>가 최고의 원천재료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건강브랜드로 탄생하게 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황토보드의 제조 방법만이 아니라 온도조절기의 차별화 전략이 제품의 진가를 결정한다. 온도조절기에 내장된 차폐회로 기술을 통해 전자파 노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 ㈜상온의료기 <허준 흙침대>는 동종업계 강자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편안한 잠자리 셋트

# 차별화 전략으로 동종업계 강자 부상

김성태 대표가 침대업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다­­. 그는 군 제대 후 맨몸으로 뛰어들 수 있는 영업직에 도전했다. 가장 먼저 접한 업종은 외식사업 출장뷔페 영업이었다. 얼마나 성과가 좋았던지 6개월 만에 영업부장을 꿰찼다. 전체 매출은 거의 그의 손에서 좌지우지됐다. 3년 만에 그에게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 유행하던 돌침대 판매영업이었다.

친척뻘 형님의 부탁인지라 거절할 수 없었던 그는 대신 조건을 제시했다. 가격과 영업방식에 관한 일체의 결정권한을 요구했다. 비싼 가격거품을 빼 현실화하고 대신 박리다매를 선택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그의 손을 거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여년 전 이미 억대 판매성과급을 챙겼던 그는 거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새로운 길,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었다. 그리고 선택했다. 판매를 넘어 제조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15년 전, 활동무대인 광주를 떠나 서울이란 넓은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 새로운 도전에 교훈이 된 실패의 쓴잔

돌침대 생산시설을 인수하기로 한 업체와의 계약이 깨지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사회생활 첫 번째 쓴 맛이었어요. 고향에도 내가 망했다는 소문이 돌아서 갈 수가 없었어요. 중앙무대에서 끝장을 보리라 맘을 다잡았죠. 허허.”

김 대표는 경기도 남양주의 허름한 공장 한 켠을 얻었다. 6개월 와신상담 끝에 빛이 보였다. 돌침대 또는 흙침대에는 온도조절기가 부착되는데, 당시 기술적으로 불안전한 구석이 있었다. 군대 초급간부시절 통신장비를 다뤘던 경험과 당시 맺었던 인연 중 전문가를 만나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내놨다. 특기인 영업실력을 발휘해 전국을 돌았다. 판매직원 3명과 함께 1년 만에 거둔 결과는 30억 수익이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는 이렇게 마련됐다.

# 용인에서 제2의 성장 꿈꾸다

실패를 딛고 제조업의 기반을 마련한 김성태 대표. 업계 최정상을 꿈꾸는 무대는 이제 용인에서 영글고 있다. 물류의 중심지인 용인에 터를 잡고 생산공장을 지은 그가 꿈꾸는 새로운 사업비전은 침대 렌탈사업이다. 4월 전국 사업자 설명회를 앞두고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집중하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널리 알려져 있긴 하지만 정상도전을 위해선 <허준 흙침대>라는 독자적인 브랜드 확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소매를 넘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하는 것 또한 핵심과제 중 하나다. 사업권 소유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원-윈전략을 짜고 있다.

한 번 방향을 정하면 물러섬이 없는 김 대표는 요즘 현장학습과 이론공부에 한창이다. 사업설명회를 돌며 그만의 ‘스킬’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으론 마케팅 기법과 원칙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열공 중이다. “올해를 제2성장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멀리 뛰기 위해선 그만큼 기본을 다지고 내공을 갈고 닦아야죠. 제2의 성장 꿈을 용인에서 시작하게 돼 기쁩니다.”

50대 초반 나이에 허연 머리를 휘날리며 전국을 누비는 탁월한 승부사, 김성태 대표. 예리한 판단력과 몸에 밴 고객감동의 관리능력, 그리고 멀리보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 속에서 더 큰 성공을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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