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날 시민추진위 발족...모금활동·강연회 등 계획

삼일절인 지난 1일 처인구 통일공원에서 ‘용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발족식에 참여한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평화를 염원하는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272번째 수요집회가 열리던 날 용인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평화와 보편적 인권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들의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98번째 삼일절인 지난 1일 처인구 김량장동 통일공원에서 3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용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해금 연주와 마임 공연으로 문을 연 발족식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공간인 나눔의 집과 소녀상 지킴이, 소녀상 제작 작가 등의 연대사로 시작됐다.

발족식에 앞서 마임공연가의 마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나눔의 집에 봉사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나눔의 집 안심건 소장은 “소녀상은 할머니들의 분신이자 평화의 상징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용인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해왔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 공동행동 최혜련 대표는 “민족의 생명은 자주권이며 소녀상은 자주권의 상징이다. 소녀상은 우리의 생명이고 우리가 소녀상”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곳곳에 세워진 소녀상을 제작한 이성웅 작가는 “위안부 할머니를 잊지 말아 달라.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의 같은 마음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어린이들과 자녀들이 역사적 행위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힘을 보탰다.

추진위는 건립 선언문에서 “용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뿐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용인시민들의 강한 의지를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라며 “특히 일본군 위안부 존재와 피해자들의 아픔을 모르는 이들과 미래 세대에게 사실을 알리고 다시는 슬프고도 고통스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한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지구 동천동에서 온 합창단이 발족식을 닫는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용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발기인 등 용인시민들이 풍선으로 만든 소녀상 앞에서 건립 의지를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를 위해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고 약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어떠한 전쟁에도 반대하며, 인권을 보호하는 평화정신을 지켜나갈 것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으로 인한 뼈아픈 역사를 거울삼아 반민족적 친일잔재 청산에 앞장서는 한편, ‘평화의 소녀상’을 미래세대를 위한 올바른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삼아 나갈 것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참혹한 전쟁범죄의 희생양이 된 여성들의 인권과 명예회복, 나아가 고통받는 모든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평화수호 의지와 보편적 인권 가치를 지켜나가고자 염원하는 용인시민들의 뜻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적극 참여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소녀상 건립에 뜻을 같이 하는 용인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158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2월 28일 현재까지 1752만여원의 건립기금을 모금했다. 송전성당 양기석 주임신부, 동도사 도원 주지스님, 이주민쉼터 고기복 목사, 해바라기의료사회적협동조합 오영희 이사 등 4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추진위는 발족식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거리모금, 소녀상 제작 작가 초청 설명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초청 강연회, 건립장소 설문조사, 토크콘서트, 학술대회, 팟캐스트, 1천명·1만명 모금행사 개최 등의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발족식은 합창단의 합창과 성공적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기원하는 노란 비행기 날리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소녀상이 상징하는 것들

평화의 소녀상은 전쟁의 상처와 할머니들의 아픔을 창의적 예술정신으로 형상화한 상징들이 녹아들어 있다.

△그림자 : 소녀상 바닥에 새겨진 그림자는 할머니 모습을 하고 있다. 소녀들이 할머니가 되기까지 걸어온 긴 시간동안 겪은 아픔을 나타낸 것이다.

△나비 : 그림자의 심장 부분에 새겨진 나비는 ‘환생’을 의미한다.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땅에 닿지 않는 발 : 소녀상의 발뒤꿈치는 살짝 들려있다. 긴 아픔의 세월 동안 편히 쉬지 못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표현한 것이다.

△빈 의자 :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는데, 이는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뜻한다.

△왼쪽 어깨 위의 새 :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과 지금도 일본 정부와 투쟁하고 있는 할머니들을 이어준다는 의미다. 새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영매이자, ‘자유’ ‘해방’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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