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할미성대동굿보존회 등 사이판서 진혼제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춤·노래로 승화

일제 강점기 머나먼 이국땅에서 강제 징용돼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한국인 6000여명을 위한 진혼제가 사이판과 티니안 일원에서 열린다. 

안성향당무보존회와 세계지역문화예술센터가 공동주최하고 할미성대동굿보존회(용인시), 경기지역춤연구소(평택시), 안성향당무보존회(안성시)가 주관하는 이번 ‘사이판 진혼제’는 ‘공존 역사의 메아리’라는 주제로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진다. 

먼저 28일 한인회 강당에서는 사이판 진혼제와 진혼무, 진혼굿의 의미에 대해 세미나를 갖는다. 이어 용인할미성농악단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경기도무형문화재 34호 안성향당무보존회 유청자 회장의 ‘진혼무’, 정고을·이경선 ‘태극진세무’, 이두성 ‘설 장고’, 송옥자 ‘문경아리랑’ 등 공연이 펼쳐진다.

3월 1일 사이판 한인 충혼탑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의 헌화, 헌다, 헌시와 함께 할미성농악단의 지신밟기, 김병수 ‘내 그리운고향(장승제)’, 용인할미성대동제 ‘장례의식’ ‘진오기굿’ 등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원혼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린다.

일제가 총동원령을 내린 직후인 1939년부터 사이판 등 중서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일대 섬에는 한국인 6000여명이 강제 징용, 희생됐다. 비행장 건설과 사탕수수 재배 등에 혹사당한 이들은 1941년 태평양전쟁 중 폭격과 굶주림에 시달린 끝에 대부분 생을 달리하고 살아남은 이들 상당수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졌다. 

현지 원주민들은 ‘아이고 죽겠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고통은 컸다. 현지 상당수 다리 이름이 ‘아이고 다리’인데 강제 징용돼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강한 노동을 견뎌야 했던 한국인들의 신음 소리를 듣고 원주민들이 붙인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유청자 회장은 “조국의 전통문화예술로써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모아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적대와 배타가 아닌 우호의 마음, 소통과 화해의 자세로 잘못된 전쟁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이번 진혼제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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