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성 시·도의원 “표창원 사퇴하라” 주장...탄핵 반대 집회 참석 용인 주권자 폄하해 논란

지난 4일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표창원 국회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친박단체 회원 등 수백명이 표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권미나 도의원을 비롯해 용인시의회 김상수.김선희.김희영.유향금 의원 등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이 참여했다.

지난 4일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표창원 국회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친박단체 회원 등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표창원 의원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는 표 의원이 지난달 주최한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이 여성을 비하하는 처사라는 지적의 발단이 됐다.

이날 집회에는 권미나 경기도의원을 비롯해 용인시의회 김상수,  김선희, 김희영, 유향금 의원 등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도 동참해 표 의원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집회 주최 측은 문제가 된 작품에 표창원 의원과 아내 사진을 합성한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표 의원의 양심적인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를 지켜본 주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여성을 비하한 작품이 내걸린 전시회를 주최한 표 의원에 대해서는 질타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당장 집회 성격이 용인 유권자를 폄하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성질로 변질돼 불쾌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했다.

실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용인 시민들에게 실망스럽다.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냐. 자존심도 없냐” 등의 말을 이어갔다.

집회 사회자로 나선 송만기(양평군의회 의원)씨도 인근 아파트 주민이 자신의 집 창문에 ‘표창원 의원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내걸자 “빨갱이”라고 규정하며 참가자에게 욕 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노래가 나오는가 하면 표창원 의원의  전시회 주최 논란과 거리가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구호가 이어져 사실상 용인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 성격을 보이기도 했다.  

집회가 열린 언남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집회 내용이)매우 불쾌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용인 시민이 저 사람들에게 욕 먹을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용인에 모여 불편과 피해만 주고 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 새누리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뿐 아니라 의회 동료의원들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인시의회 한 여성의원은 “(여성 시의원들의 집회 동참은) 여성 비하 행위 질타에 앞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용인시민을 폄하하는 발언이 이어진 집회에 태극기를 흔들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것은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적절한 행동은 분명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이번 일은 분명히 표 의원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그 자리에 시의원들이 가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본다. 그로 인해 표 의원 가족 역시 같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여성의원은 “개인 차원에서 나섰다기보다 당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언론사가 집회 참석 유무에 대한 의원들의)개인적인 생각을 물어볼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권미나 도의원은 지난 9일 표창원 국회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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