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라는 말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스갯소리일 뿐, 정작 손발이 찬 당사자들은 괴롭기만 합니다. 사시사철 유독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족냉증은 계절과 상관없이 증상이 나타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겨울에 더욱 증상이 심해집니다.

따뜻한 아파트에서 다른 가족들은 겨울이라도 실내가 더워 반팔 옷을 입고 있는데 양말을 신고도 발이 시려 잠잘 때조차 양말을 벗지 못하는 경우, 손발뿐 아니라 아랫배가 차갑고, 무릎이 시리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허리까지 시린 경우가 많지만, 손발은 차가운 반면 얼굴이나 가슴은 자주 화끈거리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시리고 저린 증상뿐만 아니라 통증까지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냉증은 두통, 요통, 불감증, 복통, 월경불순, 대하 증가, 만성 소화불량, 설사나 변비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냉증이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어혈이 생기게 되거나, 수분대사장애로 인해 습(濕)과 담(痰)이 생기기 때문에 말초혈관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부종이나 저혈압, 만성피로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 수족냉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됩니다.

수족냉증의 원인으로 첫 번째, 혈액순환입니다.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혈액이 몸속 구석구석까지 흐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그 부분의 체온이 낮아져 냉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두 번째, ‘추위를 탄다’는 것은 체질과 연관이 깊습니다. 특히 손과 발은 한의학적으로 비장, 소화기 계통과 맥이 닿습니다. 비장의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 기초열량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에 적응하려는 몸은 에너지 발산을 자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손과 발이 차가워지게 됩니다. 수족냉증 환자들이 대부분 만성 장염, 변비, 설사 등 소화기장애를 함께 호소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소화제에만 의존하다보면 만성이 되어 냉증도 잘 낫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여성호르몬 때문입니다. 그래서 냉증이 40대 중반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수족냉증은 초경, 출산, 폐경 등 여성호르몬 변동이 심할 때 증상이 시작되고 악화되거나 호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과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꺼운 옷을 한 벌 입는 것보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더 따뜻하며, 외출할 때 장갑이나 목도리 등은 꼭 착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주기적으로 족욕이나 반신욕을 해주는 것도 수족냉증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족욕과 반신욕은 우리 몸의 긴장을 완화시켜 줄뿐 아니라 체온상승효과가 있어 혈액 순환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춥다고 웅크려 있기보다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해주는 것 역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약물요법, 한방물리요법, 침과 뜸 등을 사용합니다. 원인에 따라 한약을 처방하고 따뜻한 기운을 손과 발까지 흐르게 해주면 수족냉증은 치료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으레 ‘원래 나는 손발이 찬 사람’이라고 치료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심하면 다른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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