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행동할 것”...360번 넘는 피케팅, 노란리본 공작소…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2014년 4월 16일을 잊지 못한다.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대참사를 실시간 TV 생중계로 보면서 우리는 무력함과 슬픔,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참사가 있은 지 1년,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평화행진을 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정부는 캡사이신과 최루탄 섞은 물대포를 난사했다. 참사 당일의 슬픔을 잊은 듯 시민 몇몇은 ‘이제 좀 잊을 때도 되지 않았냐’며 오히려 그들을 외면하기도 했다.

그 시기 만들어진 ‘용인0416’은 지금까지 360번이 넘는 피케팅과 서명 운동을 하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지나가던 시민에게 온갖 욕설을 듣고, 아예 무시하며 지나가는 등 뒤로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묵묵히 지켜낸 그들이다.

“내 일 같았어요. 고등학생 아들을 보면 우리 아들도 수학여행을 갔다 저런 사고를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윤정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함께 싸워주지는 못할망정 ‘그만 잊으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304명이 사망한 한 개의 사건이 아닌 소중한 한 명, 한 명의 삶을 앗아간 304개의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국민을 보호해야할 정부가 당시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건 이제 모두가 알아요. 세월호 7시간이 어떤 체계로 움직였었는지도 그런 이유로 확실히 밝혀져야 합니다. 다시 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연인선씨는 세월호 참사 1000일이 되던 지난 9일 죽전역 피케팅에 참여하며 ‘비장함’마저 느껴졌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저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 “용인0416의 구호 중 하나가 ‘우리가 힘이다’예요. 그 힘이 빠지면 안되니까 하나라도 더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참여했어요.”

연씨는 요즘 세월호 참사에 국민들이 다시 관심을 갖고 함께 진실규명에 힘을 실어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잠깐 반짝하는 관심이 아닐까 걱정도 든다고 했다. “대중의 휩쓸림으로 가면 안 됩니다.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라요. 이제는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일을 생각할 단계라고 생각해요.”

용인에서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이어온 김영범씨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했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이 화요일마다 회사를 쉬면서까지 피케팅을 하시기도 했어요. 매주 모여 노란 리본을 만들어 피케팅 때 나눠줄 수 있게 준비해주시는 분들도 지칠만 한데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와주셨어요.” 김씨는 “최소한 세월호가 인양되고 미수습자를 찾을 때까지는 이 운동이 계속되지 않겠냐”고 했다.

그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왜 끝이 없어 보이는 힘든 싸움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지 분명히 쓰여 있었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것은 ‘계속 추모하자’가 아니라 ‘이젠 달라지자’, ‘슬퍼하자’가 아니라 ‘반성하고 행동하자’, ‘나라를 뒤엎자’가 아니라 ‘나라를 바로 세우자’입니다.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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