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상단여백
HOME 연재기사 박서연의 인문타로
밤 시간엔 나의 느낌으로 간다
  • 박서연(다름이통하는연구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
  • 승인 2017.01.18 11:32
  • 댓글 0
18 문 카드

지난주 토·일요일 이틀 동안 하루 6시간씩 경기도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타로카드를 활용한 소통과 상담의 실제 활용법’을 강의했다. 필자는 9장의 타로 카드로 교사 본인이나 청소년의 사용설명서를 표현해주는 배열법의 원리와 방법을 알려줬다. 뽑힌 이미지 카드를 읽어보고 ‘내가 그를 위해 한 마디만 조언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까’ 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그날 ‘18세 소년 〇〇의 사용설명서’에서 한 가운데 그 아이의 에너지원이라 명명한 자리에 놓인 카드가 이 문(moon)카드였다.

18번 문 카드의 배경은 밤이다. 보름달이 커다랗고 환하게 떠 있고, 사냥도구를 맨 멋진 몸매의 여자가 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마을은 뒤에 있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 주변에는 그를 알아보는 다른 종족인 개와 갑자기 물면 아플 것 같은 게뿐이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18번은 우리 삶의 종착역이 된다. 18은 1+8=9가 돼 완성의 의미를 지니며 9의 모습을 갖추지만, 사람이 신의 숫자인 9에 도달할 수는 없다. 각자 고유한 죽음과 독자적인 이야기와 자기 세상을 가지고 아쉽게 마무리 해야 하기 때문에, 18은 달빛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18정도 가면 이제 안다. 누가 옆에 있어도 삶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고 자신이 평가해야 하며, 주인공이 돼 삶의 이야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18이 되면 자신 만의 꿈을 찾아 마을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찾아가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이 세상에 없는 것이라도 내 길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무작정 떠나는 것이다.

18번 문카드를 뽑은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만의 삶의 이야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일반적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저 존중해주는 수밖엔 없다. 어찌 보면 그런 행위들이 우리들과 다를지 모르지만, 그것이 진짜 삶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다들 똑같이 살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 자기만의 개성과 성격으로 남과 다른 나로서 살고자 하는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른 것을 추구하는 18은 외롭다. 타인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다. 예술가처럼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어떨 땐 멋진 영웅도 된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결과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 이들의 마음속에는 자기 삶에 대한 사랑만이 지극하다. 늘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가 쓰여 있는 삶의 책장을 넘기고 싶어한다.

인간 개인의 삶은 18에서 끝난다. 19가 되면 그것은 후손들의 이야기가 되며,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말한다. 인간의 뇌는 어둠에 갇혀 있으며 달빛 같이 모호한 외부의 전기적 신호로 세상을 본다. 그런 입장에서 보는 세상의 모습이 남들과 똑같이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이며, 홀로이며, 고독하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홀로의 자유를 누릴 때 사람은 완성된 모습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달빛 속에 고독과 외로움이 우리에게 당당한 자유를 주지만, 그것이 싫다면 타인과 세상을 원망하며 사는 엑스트라의 삶 밖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문(moon)은 내 세상이며 내가 누려야 할 행복의 권리이자 의무일지 모른다.

박서연(다름이통하는연구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서연(다름이통하는연구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