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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장 회의
1926년 6월 11일 동아일보

국장(國葬)은 나라에 공로가 많은 사람이 죽었을 때 국비로 지내는 장례를 말한다. 비슷한 말로 국민장이 있다. 국민장은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이 죽었을 때 국민의 이름으로 치르는 장례를 말한다. 이때 경비 일부를 국가에서 보조하기도 한다. 

국장은 정부 명의로, 국민장은 국민 명의로 엄수된다는 점이 국장과 국민장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그러나 국장, 국민장의 대상을 구분하는 판단 기준이 뚜렷하지 않았던 터라 논란이 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마침내 2009년 8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를 계기로 국장과 국민장을 국가장으로 통합했고, 고 김영삼 대통령이 첫 번째 대상이 돼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왕조시대에는 당연히 임금이나 왕비의 장례가 국장이 된다. 다른 말로 국상(國喪)이라고 하는데 온 나라의 모든 백성이 상복을 입어야 했다. 임금의 장례는 5개월이나 걸렸을 정도로 긴 기간이 소요됐으며 ‘국조오례의’에 규정된 절차를 따라 빈틈없이 진행됐다. 

기사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순종황제의 장례를 알리는 내용이다. 순종은 망국의 군주로 일제 치하에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으니 자주독립국가였던 시절과 많이 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사에는 6월 7일 용인군청 회의실에서 각 관공서장이 모여 오전 11시에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오후 1시에 폐회했는데 다음과 같은 결의사항이 덧붙여져 있다.

즉 국장 당일에는 관공리 일동과 부근 주민들이 김량장공립보통학교 교정에 모여 봉도요배식을 거행하고, 이때 기념은 본부의 방침과 같이 9일로 하되 용인우체국 앞에 표준을 선전케 하고 정오에는 각 관공서에서 일제히 종을 울린다는 것이다. 

순종의 인산은 사진자료도 제법 많이 남아 있고 신문기사도 찾기 어렵지 않다. 위 내용은 동아일보 6월 11일자 기호지방 소식란에 실려 있는 것으로 각지의 애도기사가 함께 올라 있다.  봉도요배식이나 진령(振鈴)과 같은 용어는 일본식 표현인데 멀리서 절하는 의식을 나타내는 말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아예 멀리서 일본 왕을 향해 절하는 의식이라고 나와 있다. 1926년은 일제 식민지 지배의 한 복판으로 일본식 용어와 관념, 행동 등이 많이 주입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앞의 용어들이 한 예가 된다.

정양화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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