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 무덤

중국을 통일했던 진나라 시황제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에 불로초를 찾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서복이라는 인물이 수천 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향했다고 하는데 한국, 일본 등지에 서복의 탐험대가 왔다는 전설들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보약과 불로장생 약재를 복용했던 진시황은 불과 50세에 사망하고 말았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진시황 이후에도 수많은 중국 황제와 권력자들은 늙지 않고 영원한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불로장생 신비의 영약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계속됐고 그 부작용도 많았다.

고대 중국인들은 영원히 변치 않는 물질에 불로장생의 성분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금이나 옥, 수은과 같은 물질을 연구했다. 특히 수은은 무거운 중금속임에도 불구하고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해 신비의 물질로 여겨지면서 불로장생약의 주성분으로 생각했다. 실제 많은 중국 황제들은 수은을 먹기도 했다. 5세기경 당나라 시대의 손사막은 <단금요결>이라는 책에서 수은, 유황, 비소 등을 이용한 영약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수은과 비소라는 유독 성분을 영약으로 생각했으니 현대 기준으로는 황당한 처방이다. 물론 이런 약재를 먹었던 중국의 황제들은 모두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며 죽어갔다.

서구에서도 동양처럼 금과 같은 불변의 금속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분이라고 믿었다. 만물이 흙·불·물·공기로 이뤄졌다(4원소설)는 생각이 지배했던 고대에는 이런 원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물질이 있을 것으로 상상했다. 그 물질을 ‘현자의 돌(혹은 철학자의 돌, 마법사의 돌)’이라고 불렀는데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나오는 마법사의 돌이 바로 ‘현자의 돌’을 말한다. 현자의 돌을 만들기 위해서 수은에 유황 등을 넣어 추출할 수 있는 신비의 액체를 엘릭서라고 불렀다. 현자의 돌을 이용하면 다른 금속을 금으로 변환시킬 수 있고 사람이 복용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상상을 했는데, 이런 물질들은 심각한 부작용만 초래했고 아무 효과가 없었던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현자의 돌’이나 불로초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진정한 물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혈액순환제와 같은 만성 질환 치료약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로 인해 혈압이 상승되고 높은 혈압은 혈관벽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줘 동맥경화와 뇌졸중, 뇌출혈을 유발시킨다. 고혈당증은 미세혈관의 손상을 통해 신장, 눈 및 심혈관계의 합병증을 유발시키고 높은 콜레스테롤은 혈관 합병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압, 혈당, 고지혈증을 조절할 수 있는 약품들과 혈액순환제들은 혈관계 합병증을 예방해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실제 한국의 경우 만성질환 진단 및 치료율이 매우 높아지면서 1970년 62.3세에 불과했던 평균 수명이 2015년 82.1세까지 늘어났다. 여성의 경우 85.2세에 이르렀으니 현대판 불로초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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