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꼬지보와 애오리보는 처인구 유방동과 고림동 사이에 흐르는 경안천에 있는 보 이름이다. 대부분의 보에는 운학보나 남리보, 삼계보처럼 부근 마을 이름이 붙거나 리명(里名)이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마을 이름이나 리명 이외에 다른 이름이 붙는 경우도 많다. 경안천의 발원지인 문수샘부터 모현면 일산리와 광주시 오포읍 경계까지 20여개 이상의 보가 있는데 낭냉이보나 계선이보, 새꼬지보나 애오리보, 독깝보 등이 인근 마을 이름이나 리명과 관계없는 독특한 이름들이다.

낭냉이보는 운학동 먹거리마을 앞 운학천에 있는 보이다. 낭냉이가 무슨 뜻인지는 잘 알기 어렵다. 다만 낭낭이 낭랑>낭냉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비가 계속 내리는 것처럼 물이 넘쳐 찰랑찰랑하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낭낭은 소리가 또렷하고 낡거나 돌이 서로 부딪혀서 나는 소리이기도 하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낭냉이보는 대략 위와 같은 뜻을 담고 있는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새꼬지보는 유방동 무수막 마을에 있는데 경전철 고진역 바로 아래가 된다. 무수막 앞들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데 <조선지지자료>에는 조곶보(鳥串湺)로 쓰여 있고 한글로 새꼬지보라고 병기돼 있다. 새꼬지는 ‘사이(間)+곶(串)’으로 풀어볼 수 있다. 새는 날아다니는 새(鳥)가 아니라 사이의 줄임말이다. 고지는 앞고지나 돌꼬지의 경우처럼 들판으로 돌출된 지형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마을 사이에 있는 돌출된 지형 앞에 있는 보 정도의 뜻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새꼬지라는 지명을 찾을 수 없다. 예전에는 유림동사무소와 은행골이 있는 곳에서 경안천 쪽으로 나지막한 지형이 뻗어 나와 있었는데 1970년대 이후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지형이 변해버렸다. 새꼬지라는 이름이 있었다면 가장 가능성이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꼬지보는 새꼬지(사이곶) 앞에 있는 보를 나타내는 말인 것이다.

애오리보는 고림동 보평마을과 유방동 방축마을 사이에 있다. 예전에 방축마을에는 줄다리기가 유명했는데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다리기에 사용한 굵은 용줄을 가져다 애오리보에 가로질러 놓은 다음 말뚝과 돌로 고정시켜 보를 막았다. 물속에 줄이 잠기면 한해 농사를 짓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수지구 죽전동에도 유방동처럼 줄다리기가 끝난 후 보를 막는 풍습이 있었는데 죽전줄보매기로 복원시켜 2009년 9월 제17회 경기도민속예술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데 <조선지지자료>에는 애오리보(艾五里湺)로 나오지만 한글 지명은 없다. 우리말을 소리나는 대로 한자표기[音借]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애오리는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애오리는 줄다리기 용줄을 가져다 보를 막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이지만 애오리는 개오리의 변음으로 볼 수 있다. 개오리는 개올의 연철형이고, 개올은 개울의 옛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개울에 있는 보’가 된다. 하지만 용인 관내 경안천에 있는 보가 모두 개울에 있는 보가 아니던가? 너무나 일반적이기 때문에 ‘개울에 있는 보’라는 해석은 가능성이 적은 편에 속한다. 다만 땅이름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법이니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낭냉이보나 애오리보의 정확한 유래가 밝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을 통해 용인의 땅이름 연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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