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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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이젠 도시재생이다 /주민 참여가 도시재생 성공의 열쇠
일본 교토 아라시아마 거리. 교토 아라시아지역은 일본식 전통주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많은 해외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 중구는 지역마다 특화된 골목이 있는데, 보·차도 턱을 없애는 한편, 도로를 좁히고 보도를 넓히며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며 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1990년대 초반 10만 명이던 용인시 인구는 20여년이 지난 현재 98만 명을 넘어 100만에 육박하고 있다. 급격한 인구증가는 주택, 교통, 환경문제 등과 함께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기존 아파트와 신규 건설된 아파트, 이질적인 주민집단 간 다양한 갈등을 불러왔다. ‘이웃’과 ‘공동체’는 약화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은 떨어졌다.

서울, 인천, 부산 등 대도시뿐 아니라 수원, 청주 등 크고 작은 도시 가릴 것 없이 공동체 해체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고민에서 많은 지자체는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만들기, 도시재생 등 다양한 정책으로 도심공동화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해 왔다. 그간 본지가 수년째 주제로 다뤄온 ‘마을’과 ‘재생’은 쇠퇴하는 원도심 문제 해법을 용인형 도시만들기 또는 도시재생을 통한 공동체 찾기의 여정이었다. 이는 지역자원의 발굴이나 도시의 재발견을 통한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찾기 위한 모색이기도 하다.

혹자는 용인에 대해 ‘사람은 없고 도시만 존재한다’고 한다. 도시에는 어김없이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보다 차들이 다니는 길이 더욱 넓어지고, 공원을 조성한다며 생태환경을 파괴해 가는 모순적인 모습은 용인뿐 아니라 어딜 가나 마찬가지다.

본지는 대구 중구와 청주시 도시재생 사례를 중심으로 쇠퇴하는 용인 원도심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 했다. 일각에서는 왜 대구 중구와 청주시냐고 물을 것이다. 근대건축물이라는 좋은 자원을 갖고 있는 그 도시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를 마뜩찮아 할지 모른다. 그러나 본지는 그 도시들이 주는 메시지와 시사점에 주목했다.

도시(마을)의 재발견이 재생의 시작

먼저 대구 중구를 보자. 한때 인구 21만명이었던 대구 중구는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인구 7만여명으로 감소하며 사실상 죽어가는 도심이었다.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도심공동화현상이 뚜렷해졌고, 이 때문에 도심으로 몰렸던 발길이 끊겼다. 상가 경기도 침체됐다. 해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한탄만 할 수 없는 노릇. 그래서 눈을 돌린 게 골목이다.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 코스 중 한 곳

대구 중구의 골목에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아무짝에도 소용없어 보이는 허름하고 너저분한 골목이 대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었다. 침체된 대구 사회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밑바탕이 골목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중구청과 시민단체 그리고 뜻 있는 예술가들은 골목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역사와 문화를 발굴했다.

여기에 ‘이야기’를 입혀 상품으로 내놓았다. 오래 된 가옥 등 유적은 그대로 보존하고 여기에 ‘역사’와 ‘문화’라는 가치를 입힌 것이다. 이야기의 힘은 인적 끊긴 골목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원동력이 됐고,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변 상가들 경기도 자연스레 살아나기 시작했다.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대구 중구 ‘골목투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2011년 첫 해 3000여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이 이듬해 6만명으로 늘었다.

마을과 도시의 이야기는 관광이 된다

올해 초 본지는 마을(공동체)만들기 기획으로 피난민촌에서 관광 명소가 된 청주 ‘수암골’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수암골 벽화마을로 유명한 이 곳은 ‘제빵왕 김탁구’로 드라마 촬영장으로 외부에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수암골생활문화공동체 마실의 이광진 사무국장은 당시 기자에게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화적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생활문화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청주의 대표적 달동네에서 드라마 촬영장으로 거듭난 수암골의 지속가능한 힘은 주민 공동체에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청주 수암골마을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던 불량주거지구 수암골의 행정구역명은 수동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건설업체와 정부 차원의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세입자가 전체 33%를 이루고 있고, 우암산과의 환경 조망권 문제로 재개발이 무산됐던 이곳이 문화의 옷을 입으면서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청주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위치한 수암골은 야경으로도 유명하다. 벽화와 드라마 촬영지, 야경이 알려지면서 청주의 대표적 관광지가 됐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만 생기진 않았다. 이야기와 문화를 입히며 마을과 도시가 살아나는 곳에서 흔히 나타나는 외부 자본의 유입과 그로 인한 지역주민가 갈등이다. 각종 커피숍이 들어서면서 카페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공동체성을 강화하려는 주민들과 젊은 청춘남녀의 데이트코스로 거듭난 카페촌이 공생(?)하는 공간 수암골은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재생이나 마을만들기 사업이 원도심의 활력을 되찾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오랫동안 살아온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주민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시재생으로 재탄생한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이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은 근·현대사의 흔적을 간직한 달동네다. 산등성이를 따라 촘촘하게 지어진 키 작은 집들과 미로 같은 골목,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우리 민족 근대사의 아픈 일면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 낙동강 이남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이 팍팍한 산 중턱에 삶의 뿌리를 내리면서 생긴 곳이다.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돼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현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기까지 산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독특한 계단식 주거형태는 감천동만의 독특한 장소성을 보여주고 있다. 뒷집을 가리지 않게 주택의 미덕이 살아 있는 계단식 구조, 미로 같은 골목이 있는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인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알록달록한 지붕과 독특한 주거형태 때문에 ‘한국의 산토리니’니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릴 정도로 모든 길이 통하는 골목길 경관은 감천만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지역자원 활용, 사람 중심의 마을 만들어야

부산 감천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은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을 부비고 사는 민족 문화의 원형과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골목길 곳곳을 방문하는 미로미로 골목길 투어, 현지에 거주하는 할아버지·할머니가 들려주는 감천골목의 숨겨진 이야기, 해설사가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는 마을이 어떻게 관광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관광객을 맞고 협동조합으로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며 카페, 지도판매 수익금을 다시 마을에 재투자하거나 고용 창출에 재투자 되고 있다.

용인시는 도시재생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사업의 통합적 추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설치하는 내용의 ‘용인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고 내년부터 쇠퇴해가는 원도심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용인시가 지역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경제·사회·물리·환경적으로 도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나선 만큼 대구 중구와 부산 감천문화마을, 서울 성동구처럼 주민들의 참여 속에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 곳곳에서 만난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개발의 모습이 아파트만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시재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역할이 필요한데 주민들 즉, 사용자 중심의 의견 반영과 참여 속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협의체를 유지할 수 있는 주민들이 주도해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인 사업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 지동벽화마을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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