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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도시재생이다/ 지역 자원의 재발견 통해 원도심 활성화 나서다(상)
근대건축물 리노베이션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 거리. 중구청은 근대건축물 리노베이션사업과 함께 공공디자인 개선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원도심의 쇠퇴는 비단 용인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도시의 역사가 오래된 도시일수록 원도심의 쇠퇴는 빠르게 진행된다. 원도심은 풍부한 역사문화자산, 기반시설, 중심성 등 입지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2262개 도시에서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부산, 대구 등 6개 광역시의 경우, 원도심에 해당하는 총 8개 구(24개 동)를 대상으로 쇠퇴수준을 진단한 결과 24개동 모두(구 기준으로는 7개 지역)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도심은 쇠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무, 상업, 행정, 문화 등 각종 기능이 집중돼 있다. 이는 도시를 대표하는 지역으로서 정체성과 매력을 지닌 곳으로 재생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대구 중구가 대표적인 곳이다. 중구는 대구의 변천사를 그대로 안고 있는 원도심이다. 인구 8만명 중구의 쇠퇴와 고민은 여느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구는 1980년 21만8000명을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2005년에는 7만4000명까지 3분의 2가량이 감소했던 도시쇠퇴의 상징적인 도시였다.

그러던 대구 중구가 지금은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고, 떠났던 원주민이 돌아오는 도시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물론 10년 동안 6000여명이 증가한 수준이지만 해마다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주간 활동인구는 다른 구보다 많을 정도로 활력을 찾고 있다.

떠났던 주민이 돌아오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심엔 ‘도시재생사업’이 있다. 대구의 도시재생은 공공디자인 개선사업부터 시작됐다. 인구가 7만4000여명까지 감소했던 2006년 당시 중구청은 예산이 없어 사업다운 사업을 추진할 여력조차 없었다. 예산 확보방안을 고민하던 2006년 말 ‘생활공간의 문화적 개선사업 기획·컨설팅 공모사업’이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있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이듬해 1월 부랴부랴 ‘중구 근대문화골목 디자인 개선 컨설팅 공모사업’을 기획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역사와 공간이 간직하고 있는 스토리가 더해졌다.

대구 중구는 도시재생을 통해 ‘근대로의 여행’을 주제로 한 골목투어가 인기다. 골목해설사가 ‘근대문화골목’과 건축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근대건축물 활용 활성화 나선 대구 중구
 
‘지붕없는 박물관’으로도 불리는 중구의 ‘도시의 재발견을 통한 근대로의 여행’이 첫 시작이었다. 중구의 도시재생사업은 근대골목이 중심에 있다. 2007년 사업비 13억원을 들여 시작한 사업이 동산-계산성당-뽕나무골목-약전골목-종로로 이어지는 근대골목인 3.1만세운동길 정비였다. 2007년까지만 해도 중구는 공공디자인이란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때였다. 중구청의 환경개선사업은 도로나 위험해 보이는 축대를 보수하고, 하수도를 정비하는 단편적인 사업이 고작이었다 한다. 생소함을 벗어나기 위해 타 지자체를 벤치마킹했다. 그렇게 해서 2009년까지 진행된 사업이 근대문화골목 조성사업과 봉산문화거리 조성사업,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었다.

중구청의 이러한 사업은 원도심과 주변의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도심재생이다. 도심공동화 등으로 침체된 원도심의 대구읍성과 지역 자원을 활용한 도심재생을 통해 테마공간을 조성하고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다. 대구읍성상징거리 조성의 일환으로 대구읍성 옛길 경관트레일 구축, 북·서성로 일원에 진행되고 있는 리노베이션사업(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개·보수해 사용하는 것), 공공디자인을 통한 간판개선사업, 가로환경개선사업 등이 추진됐다.

실제 중구 일대를 걷다보면 근대건축물을 개·보수한 건축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멋스러운 카페, 책방, 박물관과 미술관, 음식점 등 전국적으로 꽤 알려진 곳이 많다. 또 하나 눈에 띠는 것은 사람 중심의 도로다. 보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만 도로와 보도의 높이가 같다. 중구청 관계자는 “보도 턱을 낮추면 사고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부터는 순종 황제 어가길에 숨겨진 구국·항일정신을 ‘다크투어리즘(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체험하는 여행)’으로 승화시켜 미래지향적인 역사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순종황제 어가길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낙후된 공구골목(중구에는 특화된 골목이 적지 않다)의 가로환경를 개선해 원도심 재생과 관광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사업이다.

3년째 진행하고 있는 ‘남산 100년 향수길 조성사업’은 근대골목투어와 연계해 천주교 주변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한 사업이다. 인쇄골목과 자동차부속 골목의 상권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고, 인쇄전시관을 건립해 관광화 할 계획이다.
중구청은 올해부터 3년 계획으로 낙후된 단독주택 중심의 주거지 환경을 개선하고 노후된 도심 아파트를 재생해 도심공동화를 방지하겠다며 동인·삼덕지구 생태·문화골목길 조성사업도 시작했다. 신천의 수달, 김광석길, 근대건축물 등 풍부한 생태·문화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중구청의 포부다. 특히 이 사업은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지자체가 원도심을 살리겠다며 도시재생사업을 벌인다 해도 주민이 배제되거나 소외될 경우 실패하기 마련이다. 즉,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열쇠는 ‘주민참여’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청주시 사례는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다.

대체로 행정기관 중심으로 진행하는 개발사업과 달리 도시재생(마을만들기)의 주체는 주민인 경우가 적지 않다. 대구 중구청의 도시재생도 근대골목 기획자를 비롯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 자생적인 사단법인체들의 제안과 주도로 시작되고 행정기관과 협엽하며 진행되고 있다. 실제 도시재생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되는 지자체의 상황만 봐도 주민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옛 연초제조창 모습. 사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구시가지와 폐업한 공장을 적극 활용해 도시재생에 나선 충북 청주시가 대표적이다. 청주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시민단체와 예술인 등은 2004년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인식해 (사)주민참여도시만들기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지역주민들이 나서자 청주시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담배공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70년 된 옛 건물, 예술문화 활용하는 청주시

청주시를 대표하는 축제는 단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다. 행사 장소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이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연초제조창에 대해 ‘공예와 문화, 예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공장’으로 표현한다.

청주시는 2004년부터 버려졌던 담배공장을 KT&G로부터 350억원에 사들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으로 탈바꿈하는 등 복합예술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5년 열렸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모습.

1946년 개설돼 2004년 문을 닫은 이후 이후 7년간 방치돼 있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2011년부터 공예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의 도심재창조를 위한 기초를 만드는 선례가 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조직위는 밝히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부터 청주 동부지역 경제를 주도한 70년이 된 건물이다. 대지면적만 12만2000㎡로 한창 때 3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했다. 제조창이 2004년 완전히 문을 닫은 이후 주변 상권의 급락은 물론, 인구이탈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 됐다. 

이에 KT&G는 2003년 제조창 부지 용도를 변경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담배공장이 근대산업유산으로 가치가 크다고 인식한 청주시와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청주시의 역사와 함께 해온 연초제조창을 보존하자는 것이다.

청주시는 KT&G와 법정공방 끝에 2010년 350억원을 들여 부지를 사들인 뒤 이듬해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래의 모습을 간직한 채 문화와 예술, 사람이 만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수장보존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라 청주뿐만 아니라 충북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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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년 비엔날레의 주제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이었다. 청주 시민들은 그들의 삶에 익숙한 연초제조창을 철거하는 대신 활용방안을 찾아 쇠퇴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 나선 것이다. 2년이 지난 2015년 비엔날레의 주제는 ‘HAND’S+ 확장과 공존’이었다. 이 주제처럼 청주시와 시민들은 활력을 찾고 있는 도시의 확장 속에서 과거와 미래,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도시를 기대하고 있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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