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양공 김준룡 장군, 380년 전 병자호란 최초 승리로 기록

오랑캐 항복 장소 ‘호항곡’에 경기도기념물 38호 전승지·비  
 

수지 광교산 호항곡에 있는 충양공 김준룡 전적지.

광교산 토끼봉에서 남쪽 능선을 내려가면 지름길과 만나는 곳에 김준룡 승전비 이정표가 나온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 대적해 승리한 곳으로 경기도기념물 제38호로 지정돼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선 정조 때 화성 축성에 필요한 석재를 구하러 광교산에 간 사람에게서 이 얘기를 들은 축성책임자 번암 채제공이 그 사실을 새기게 했다고 한다.

‘忠襄公金俊龍戰勝地’라 암반에 새기고, 그 좌우에 ‘勤王至此殺淸三大將, 丙子淸亂公提湖南兵’이라는 전승의 내용을 적었다. 역사의 현장인 이 골짜기는 오랑캐가 항복한 곳이라 해 ‘호항곡’이라 불린다.

충양공 김준룡(?∼1641)은 1608년(선조 41) 무과에 급제한 후 여러 관직을 거쳐, 병자호란이 일어난 1636년(인조 14)에는 전라도 병마절도사로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군사를 거느리고 북상해 13일 만에 용인 광교산에 이르러 청군과 싸워 청 태종의 부마 양고리를 비롯한 청의 장군 2명을 죽이고 수많은 적병들을 사살하는 큰 승리를 거뒀다. 수지구 호항골, 매봉과 형제봉 일대에서 호병 5000명을 맞아 2000명의 적은 수를 이끌고 나가 용전분투 끝에 최초이자 최대 승전을 거뒀다.

당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인조를 구출하고자 호남과 충청에서 관군 혹은 의병으로 달려왔다.
380년 전 ‘수지전투’ 승전의 그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용인에서 열린다. 오는 29일 죽전휴게소 건너편에 있는 머흐네고개에서 (사)정암학회와 한국미디어콘텐츠 학술연합이 공동으로 ‘수지전투 전승기념 추모제’를 연다.

추모제에 이어 험천고개 정상에서 죽전 정류소-토끼굴-동천역3로를 거치는 역사탐방도 계획하고 있다.

1636년 12월 27일부터 다음해 1월 7일까지의 광교산 지역전투는 병자호란 최초의 승리로 기록돼 있다. 최근들어 매년 ‘충양공 김준룡 장군 승첩기념 및 정무공 최진립 장군 순절추모식’을 주도해온 사단법인 정암학회장 진용옥 경희대 교수는 “1637년 1월 7일 용인시 수지구 호항골 등은 병자호란 최초이자 최대 승전의 역사적 고향”이라며 “그럼에도 그 후 순절자나 창의 의병을 위한 제를 올린 일이 없었던 만큼 앞으로는 용인 지역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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