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작년 12월 친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학대 받다 탈출한 11세 소녀 사건과 3월에는 엄마가 3개월 된 딸을 바닥에 던지고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 최근에는 입양한 6살짜리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사건 등 많은 아동학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대 피해 사례는 산업화,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짐에 따라 야기된 결과물이다. 과정과 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한다. 또 최대한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잘못된 가치관은 부모로 하여금 자녀까지도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서슴없이 폭행과 방임 그리고 살해를 저지르는 등 사회 내 혼란을 초래한다.

아동학대의 원인은 무엇일까. 아동폭력은 가정폭력의 대물림이다. 대부분의 아동학대 가해자는 어린 시절 아동폭력의 피해자이다.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상습적으로 맞고 자란 자녀들은 그 폭력이 잘못된 것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저항할 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폭력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학습되고 가정폭력의 악순환을 반복한다.

또한 부모의 그릇된 가치관이 아동학대를 초래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며 부모 마음대로 자녀를 다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치관은 잘못된 훈육 방법을 만들고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돼 간다. 따라서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당연하게 여기며 폭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저항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권위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의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가치관은 자녀들에게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도록 한다. 자녀를 학대하는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교육과 양육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훈육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학대 신고가 들어와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다. 아동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을 대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인권을 존중해줘야 한다.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에도 폭력이 아닌 사랑으로 훈육해야 한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부모의 폭력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하고,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주장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동학대는 준비되지 않은 부모에게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준비되지 않은 부모란, 부모 스스로가 받은 내적 상처를 치료받지 못한 채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부모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므로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준비 중인 미혼남녀가 필수적으로 부모교육을 받도록 법적 의무화를 통해 국가차원에서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교육을 통해 예비부모들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부모의 내적 상처를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교육에서는 자녀 학대가 대물림 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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