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하는 이야기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 펴내

 ‘마음이 아픈’ 아이들…진심어린 사랑에 모두 변해
 

 

권영애 교사

“한 사람에게 받은 깊은 존중과 사랑, 그것이 평생을 살아낼 마음의 힘이 된다.”

2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헌신한 한 선생님이 교직생활을 하며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치유하고 함께 성장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냈다.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의 저자이자 용인 손곡초등학교 교사인 권영애 작가는 한 선생님의 존재가, 그의 깊은 사랑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를 ‘책 한권에 담아내기 부족했겠다’ 싶을 정도로 쏟아내다시피 풀어냈다. 무명작가의 이 첫 책은 이미 3쇄에 들어갈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권 교사는 늘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미 52가지 미덕을 가진 소중한 존재야.” 일명 ‘버츄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교육방법은 미국에서 왔다. 권 교사는 이 방법으로 많은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어느 해 부모의 이혼과 방치로 마음의 상처가 깊었던 남학생을 맡았다. 다른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 공격적 성향의 아이였다. 3월 내내 반 아이들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와서 그 학생의 잘못을 일렀다.

권영애 교사는 그런 아이를 혼내기는커녕 “마음의 미덕이 너의 마음속에 원석으로 있어. 곧 보석으로 나올거야”라며 토닥였다. 선생님의 지속적인 믿음의 메시지에 학생은 점점 변하기 시작했고 한 달이 지나자 완전히 달라졌다. 감동적인 것은 그 아이뿐 아니라 반 전체 아이들이 함께 변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너는 정말 못된 애였어. 그런데 지금의 너는 달라. 장점이 많은 아이야. 그런 너를 알게 돼서 기뻐.” 문제아를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를 보며 아이들이 사랑과 존중을 느끼고 친구를 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이끈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권 교사가 아이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하는 또 하나의 말은 “실패는 작은 성공”이라는 말이다. 100개의 실패가 모여 큰 성공을 만든다며 아이들을 독려한다. 답이 틀리거나 도전에 실패한 아이들에게 오히려 그들의 ‘도전’, ‘용기’를 칭찬해준다. 이런 칭찬 덕분인지 학기 초엔 수업 중 한 명도 스스로 발표하겠다는 아이가 없다가도 조금 지나면 너도나도 발표하겠다며 손을 든다. 

권영애 교사는 첫 교직 생활을 할 때 교육 기법이나 기술에 중점을 뒀다. 수많은 교육 연구물로 교육부장관상을 3번이나 받고 많은 선생님들이 꿈꾼다는 ‘푸른기장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낼수록 어떤 교육 기술보다 아이들을 마음으로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번은 몸이 너무 아파 평소와 달리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혼을 냈는데 영 마음에 걸렸다. 권 교사는 다음날 아침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사과를 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 학생은 울먹이며 “왜 선생님이 우리에게 사과를 해야 하냐”며 오히려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사과를 했다. 한 학생은 일어나 “이렇게 우리를 존중해 주실 줄 몰랐다”며 또 울먹였다. 이어서 반 아이들 전체가 ‘존중’, ‘사랑’, ‘배려’를 말하며 ‘선생님의 사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존중, 사랑, 배려 등의 미덕은 사전적 정의로 가르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에요. 함께 살을 부비고 지내는 교실 안에서 경험하고 마음으로 느끼며 스스로 깨닫는 것들이죠. 때로 저 역시 아이들의 순수하고 깨끗한 진심을 보면서 배웁니다.” 그런 선생님과 지낸 학생들은 권 교사에게 ‘우주 최고 선생님상’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날 권 교사는 끊임없이 나오는 감동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성적에만 연연하는 각박한 교육 현실. 학생들이 선생님을 더 이상 스승으로 보지 않는다고 세상은 비웃기까지 한다. 하지만 권영애 교사는 자신 있게 말한다. 아직 세상의 많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선생님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꿀 수 있는지 세상이 모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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