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지원비도 턱없이 부족...낡고 오래된 에어컨 교체 절실

용인 내 경로당 절반 이상이 무더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의 쉼터인 지역의 경로당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 오래된 냉방시설이 가동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가 하면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아무도 찾지 않는 경로당도 있다.

용인 내 800여 곳의 경로당 중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64곳은 그나마 지자체의 관리를 받고 있다. 에어컨이 있어야 지정이 가능해 다른 곳보다 형편이 나은 편이다. 공동주택 부설로 세워진 경로당도 자체적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전기 사용료가 공용전기료로 관리사무소에 포함돼 전기료 부담도 적다.

하지만 나머지 400여 곳의 경로당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일부는 오래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성능이 떨어지는 냉방기로 뜨거운 여름을 버티고 있다. 구입한 지 10년이 지난 에어컨은 작동과 동시에 냄새가 진동하는가 하면 고장이 잦아 애를 먹였다.

7~8월 두 달 동안 경로당의 전기료로 지원되는 지원금 5만원은 에어컨을 풀가동해도 모자란 요즘 더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료 지원금은 수년간 한번도 오른 적이 없어 현실화를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올 여름을 에어컨 없이 버틴 처인구의 8곳 경로당 현실은 더 심각하다. 에어컨이  없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한 주민은 “경로당에 들어가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워 요즘 아무도 찾지 않는다. 각자 집에서 버티고 있다”며 “그나마 서로 모여 얘기를 나누고 밥을 같이 먹는 게 재미였는데 요즘은 답답하다”고 말했다.

에어컨 구입은 지금까지 마을에서 십시일반 모아 자체 구입하거나 주민센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돼 왔다. 올해에도 처인구와 기흥구 경로당 두 곳은 민간단체 기증의 형태로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증이나 기금 마련은 한정된데 반해 에어컨 설치나 재구입이 필요한 경로당은 많아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용인시 노인복지과 지은선 팀장은 이에 대해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과 사용연수가 10년에서 15년 이상 된 경로당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 결정 된 것은 없지만 도움이 필요한 경로당을 위해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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