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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 - 신의 시선을 품은 사람
  • 박서연(다통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 타로 강사)
  • 승인 2016.08.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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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카드 9번 구도자

9번은 숫자의 마지막이고, 완성과 완벽을 말한다. 따라서 9는 인간이 절대 가질 수 없는 숫자이며, 신을 상징하는 숫자가 된다.
지나가다 우연히 자가용의 차번호를 보게 될 때, 비싼 외제차 중에 9999로 맞춘 차가 꽤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워한다. 차주들이 마치 신인 듯 으스대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음력 9월9일은 중양절이라고 산으로 올라가는 풍습이 있다. 옛날 중국의 어느 마을에 신통력을 지닌 장방이란 사람이 살았는데, 어느 날 “9월 9일 마을에 큰 재앙이 닥칠 것이니 식구들 모두 주머니에 수유꽃을 넣었다가 팔에 걸고 산꼭대기로 올라가라”고 했다. 장방의 말대로 식구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며 놀다가 이튿날 집에 내려와 보니 집안의 모든 가축들이 죽어 있었다.

그 후부터 중양절이 되면 산에 올라가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9는 그렇듯 인간이 그 뜻을 알 수 없는 숫자이며, 산으로 오르지 않으면 그 연유도 알 수 없다. 타로 카드 9번은 속세로부터 떨어진 은둔자 또는 구도자로 9의 의미를 찾아 산으로 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9월9일은 북한의 건국기념일이다. 그것도 참 거만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우연치고는 참 신기하다. 김일성을 신처럼 모시기로 한 날이 9월 9일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9는 8이라는 운명의 한계를 넘으려는 인간의 의지가 담긴 숫자이기도 하다. 더 완벽하게 더 완전한 어떤 것을 추구하지만, 인간이 9가 될 수는 없다. 과거에 9라는 숫자는 황제와 천자만이 쓸 수 있는 숫자라고 말했고, 천자가 아닌데 9라고 이름 붙이는 것을 삼가기도 했다. ‘구중궁궐’ ‘구오지존’ 등의 단어들도 다 황제의 권위를 의미하는 숫자이다.

모든 피조물 중에 오로지 인간만이 9라는 신의 숫자를 훔쳐볼 수가 있다. 그것은 자연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의미하고 나 또한 신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9를 가진 사람은 세상을 떨어져 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속세에서는 절대 9라는 의미를 알 수조차 없을뿐더러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 심성으로는 감히 9를 넘겨볼 수도 없는 것이다.

9를 안다는 것은 나 또한 하나의 피조물임을 아는 것이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그렇게 구도자는 자신을 알기 위해 산으로 오른다. 그리고 그는 깨닫는다. 세상 만물이 신의 손길 안에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신이 이끄는 대로 사는 길을 택한다. 그래서 그는 10으로 간다. 9를 생각하면 원효스님이 생각난다. 스님은 깊은 통찰을 통해 뭔가 깨닫고 속세로 내려온다. 그리고 세속의 사람들과 세속적으로 어울리며 함께 산다. 진정한 9란 인간이 지닐 수 없는 것이기에 주어진 팔자대로 사는 것이 최고임을 그는 알았다는 생각이 든다.

9는 팔자를 넘어 자신을 성찰 할 수 있게 해주는 숫자이며, 신의 뜻과 의지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 우린 9가 될 수 없지만, 9를 알 수는 있다. 조금만 나에게서 떨어져 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9를 가진 사람들은 그 누구든 포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9인척 한다. 전지전능한 신이 되고 싶은 그런 속된 맘이 우리 안에 늘 있기 때문에 9를 가장한 수많은 교주들이 나타나고 9를 악용하기도 한다.

박서연(다통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 타로 강사)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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