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세 가지 보배 : 한국의 불교미술전’
한국 불교의 전통과 불교미술 한 곳에서 확인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불화, 불상, 사경, 전적, 불구 등을 감상하고 다른 불교문화권과 구분되는 한국불교의 전통과 한국불교미술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호암미술관이 11월 6일까지 마련한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40여점의 귀한 작품들로 구성한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 미술전’이다.

이번 전시는 불교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요소인 삼보를 기준으로 총 3부로 구성됐다. 삼보는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를 뜻하는 불보, 부처가 남긴 가르침인 법보, 교법을 따라 수행하는 승려를 뜻하는 승보를 말한다.

1부 ‘부처의 세계’는 ‘깨달은 자’라는 뜻의 부처와 ‘깨달음을 향해 가는 중생’이란 의미의 보살을 주제로 탄생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대중의 예배와 공경을 받은 대표적인 존재였던 부처는 여러 장르의 미술품에 표현됐다. 특히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가지 주요장면으로 그린 ‘팔상도(조선, 18세기)’는 이상적인 부처의 길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2부 ‘부처의 가르침’에는 석가모니가 생전에 남긴 가르침인 불경이 회화와 사경 변상도에 담겨 표현된 작품들이 전시됐다. 불경은 인도의 승려들이 동아시아에 ‘말씀’을 전했던 매개체이자, 불교가 전해진 나라의 승려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구하고자 했던 성보였다.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까지 수많은 경전이 우리나라에 전래됐고, 다양한 형태로 제작됐다. 통일신라시대의 사경과 변상도,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고려시대의 초조대장경, 조선시대의 언해본 불경은 이웃나라와는 다른 한국불교의 기록문화를 잘 보여준다.

3부 ‘구도의 길’에서는 오늘날까지 불교를 이어올 수 있었던 승가의 모습이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승가는 부처의 말씀을 바탕으로 수행과 실천의 삶을 사는 출가자의 공동체로 속세를 떠난 출가자들은 계율을 배우고 수행을 통해 한 사람의 승려로 거듭나게 된다.

한국미술 속에서 승가는 이상화되고 신격화된 나한에서부터, 우리 곁을 살다간 친근한 고승의 모습, 소설에 등장하는 삼장법사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표현됐다. 승려들의 모습은 승가를 재현한 회화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사용됐던 생활용구, 예배와 불교의례에 사용됐던 공양구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범종과 반자와 같은 범음구, 향완이나 합처럼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공양구를 통해 예배와 공양을 드리던 승려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문의 호암미술관 031-310-1801)

비람강생상(팔상도 중 제2폭, 조선, 18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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