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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사상 최고로 높은 수준일까
  • 김상국(경희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8.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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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국

지난 8일 신용평가사인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발표했다. AA등급이라면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는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뿐이며 일본보다 2등급, 중국보다도 한 등급 더 높은 수준이다.

우리경제를 떠올릴 때 흔히 생각나는 ‘희망이 없는 헬조선’, ‘더 할 수 없이 높은 청년 실업’, ‘흙수저 금수저 논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가 느끼는 체감경기와 외국의 평가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그 이유를 분석해 보는 것은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우리 경제를 나쁘게 느끼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과거 높은 경제 성장 시기에 대한 강한 향수다. 과거 우리나라는 5% 또는 그 이상의 성장을 거의 20년 가까이 했다. 5% 가까운 성장을 하면 대학 졸업자는 누구나 직장을 잡을 수 있고, 초과수요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면 대부분 팔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고도성장 사회에서는 누구나 행복하다.

그러나 지금은 2%대 성장도 힘들게 됐다. 새로 생기는 직장은 구직자 수보다 훨씬 적고, 물건은 남아돌아 팔리지 않고 있다. 이제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망하는 기업이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이런 현상을 경험하는 우리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도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직장을 얻어야 하고, 물건은 만들면 팔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앞으로 없을 듯하다. 능력 있는 자는 여러 직장에서 오라고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직장 하나 잡기 어렵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기업은 장사가 더 잘 되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물건 하나 팔기 어렵다. 부익부 빈익빈은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우리나라 30대 기업 이익의 55%가 상위 두개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언론과 일부 전문가의 문제다. 언론은 잘 안 되는 것, 문제되는 것을 지적하는 게 그들의 고유 의무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은 그 정도가 조금 지나친 것 같다. 몇 년 전 한국은행이 이자율을 올렸을 때 모 신문에서는 “국가는 기업들의 어려움을 아는가?”라는 1면 기사를 썼다. 얼마 후 이자율이 떨어지자 그 신문은 “국가는 이자소득 생활자의 고통을 아는가?”라고 썼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일부 경제 전문가들도 문제다.

경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원인과 비중을 알기 어렵고 원인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너무 쉽게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양 말해 버린다. 그것도 감정적이고 부정적인 자세로 설명한다.

당연히 우리 보통 사람들은 ‘부정적’인 자세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헬조선’이요 훍수저는 갈 곳이 없는 대한민국이 돼버린다. 우리는 아직도 3%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은 2.5%. 일본은 1.0%. 독일은 1.8%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약 3700억 달러로 세계 7위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0%지만 미국은 14.5%, 독일은 8.4%, 프랑스는 24.1%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 정부 부채는 35.9%이지만 독일은 71.0%, 미국은 105.8%, 일본은 248.1%다. 누가 뭐라 해도 우리나라가 IMF로 갈 염려는 없다.

세 번째는 우리 정부의 잘못이다. 즉 부익부 빈익빈에 대한 대처의 잘못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자체는 정부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복지예산을 늘려 소득을 재분배하려는 최하위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소득세를 낮추고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 대기업이 문어발처럼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자기가 만들지 않는 소규모 상품을 OEM 판매를 하고, 대형 유통업까지 경영하며, 홈쇼핑 사업과 커피 판매까지 하고 있다. 대형 유통 매장 하나는 약 600개의 동네 슈퍼를 없앤다. 그래서 소규모 상인, 자영업자들이 들어설 영역 자체가 없다. 즉 “해볼 만한 장사거리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그것이 곧 정부가 살길이고 동시에 우리 국민이 살 길이다.

김상국(경희대학교 교수)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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