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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작은 공동체 수지 고기동 밤토실도서관
  • 김효경(자원활동가)
  • 승인 2016.07.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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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논에서 썰매 타고 고구마도 구워 먹었어.”
몇 해 전 겨울, 유치원 소풍을 다녀 온 아이가 진흙 범벅인 옷을 벗으며 말했다. “오늘 어떤 도서관에 갔는데 되게 좋다. 다락방도 있어. 이름은 밤토실이야. 예쁘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마당이 있는 집과 작은 학교를 찾던 나는 딸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답사 겸 밤토실도서관을 들러보았다. 열람실에서 동네 엄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며 바느질을 하고, 아이들이 뒤뜰에서 그네를 타고 논두렁에서 신발을 적셔가며 놀고 있었다. 도로도 불편하고 마을 환경은 좋지 않아 안타까웠지만, 이 도서관 같은 커뮤니티를 만든 이웃들이 있다면 살만한 곳일 거란 생각에 이사할 생각을 굳혔다.

이사온 지 삼년 째, 손님처럼 쭈뼛거리다 책만 빌려가던 나는 요즘은 자원활동가가 돼 일주일에 한나절 동안 도서관 집사 노릇을 한다. 글쓰기 강좌를 듣고, 수업이 끝나면 허물없는 동네 아낙들과 하염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와 인형극단 동아리에 들었다.

엊그제, 밤토실 마당에서 하는 생태수업을 마친 딸은 “예쁜 꽃이 피었어. 보여줄게”라며 나를 이끌었다. 뒤뜰의 야생화 꽃밭을 가리키며 “희귀종 꽃이래. 처음자리 생태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어” 했다. 아이에게도 밤토실의 마당과 그 곳 친구들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언제든지 밤토실도서관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희생들이 모여 이루는 기적을 볼 수 있다. 낡은 건물과 빈 터가 도서관이 되고, 놀이터가 됐다. 사람들은 이 곳에서 이웃을 만나고 친구가 되어 그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오랜 세월과 함께 밤토실도서관은 마을의 나무 그늘이자, 학교이자, 공동체의 열매로 잘 자라났다. 새삼 우리나라의 모든 마을이 이런 공간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어른과 아이들은 멋진 것들을 무척 많이 배울 수 있을 텐데….

밤토실 개관시간
하절기 : 월~금 오후 1~6시, 일 오후 1~5시
동절기 : 월~금 오후 1~5시, 일 오후 1~5시
토요일, 공휴일 휴관
주소 :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200번지
문의 : 031-896-5312, cafe.naver.com/bamtosilibrary

김효경(자원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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