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정찬민 시장이 전반기 임기를 마치고 후반기 행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람들의 용인’을 만들겠다며 선거 당시 다양한 공약을 내놔 표심몰이에 나섰다. 임기 절반을 마친 현재까지 일부 공약은 마무리됐는가하면, 반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해 사장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한다.

전반기 정 시장은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은 각종 사업에도 이어졌다. 용인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의 용인 실현을 위한 민선 6기 공약 실천계획서’를 근거로 정 시장의 전반기 임기동안 공약과는 무관한 행정은 어떤 것이 있으며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해 정찬민 시장과 신현수 시의장을 비롯해 이우현·백군기·이상일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이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힘을 모았다.

‘붉은색 머리띠 2번 두른 정 시장’
전반기 동안 정찬민 시장은 두 번에 걸쳐 이마에 붉은색 머리띠를 둘러야 했다. 여전히 강한 지진파를 내재하고 있는 지방재정개편을 두고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지방재정개편 철회 1인 시위와 앞서 지난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해제를 촉구하는 평택시청 앞 집회에서다.
100만 대도시 지자체장이 직접 머리띠를 묶을 만큼 심각했던 이 두 사안은 애초 공약에는 들어가 있지 않을 만큼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정부가 입법예고에 들어간 지방재정개편은 수원시와 성남시 단체장이 여전히 반대를 위한 외부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용인에서는 홍보활동에 나선 의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정부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 시장의 물밑 활동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이에 대한 평가는 상당기간 후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해제 역시 마찬가지다. 정 시장은 지난해 9월 평택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질 때만 하더라도 ‘울분을 토해야 한다’고 성토했지만 10개월여가 지난 현재는 다소 소강상태다. 경기도 주축으로 추진 중인 ‘가칭 진위‧안성천(평택호) 수질개선 및 상하류 상생협력 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정 시장의 행동방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정찬민 시장이 지난해 8월 18일 역삼도시개발사업지구 내 복합리조트 선정과 관련해 철저한 사업성 검토를 통해 용인시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3조원 들어가는 복합리조트 사업 ‘수포’
지난해 8월 정 시장이 이례적으로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특정 사업을 두고 기자들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가 행정력을 집중화하겠다는 의지다.

당시 정 시장이 밝힌 내용은 역삼도시개발사업지구 내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하겠다는 것. ㈜용인복합리조트는 역삼사업지구 전체면적의 6분의1 에 해당하는 11만 5250㎡ 부지에 총 3조원을 투자해 연면적 78만 5169㎡, 지하 6층, 지상 88층 규모의 복합리조트 ‘와이 리조트’ 개발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복합리조트 개발이 완료되면 특급 호텔을 비롯해 명품관, 컨벤션, 공연장, 수영장은 물론 국제적인 카지노 기업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조성될 예정이다. 직접 고용 인원만 약 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업체는 예상했다.

이 거대한 계획은 애초 정 시장의 공약에서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런데다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업지역 1차 선정일을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시가 공식적으로 나서 당시부터 한발 늦은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용인시는 1차 사업지로 선정되지 않아 한달여간 용인을 뜨겁게 달군 복합리조트 호재는 성과 없이 마무리 됐다.

경전철 활성화 키워드 ‘광주 연장 복선전철’
정찬민 시장이 차질 없는 행정수행에 발목을 잡은 것은 전임시장들의 산물인 재정악화였다. 그 한가운데는 경전철이 있었다. 정 시장 입장에서는 경전철 활성화가 임기 수행 평가의 가늠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복안으로 내민 것은 에버랜드 노선을 광주와 연결하는 것이었다. 경전철 활성화란 공약을 구체화 시킨 이 사업 역시 애초 공약에서는 빠져 있다.

정 시장은 취임 첫해인 2014년 10월 경전철 활성화를 위해 수서~광주간 복선전철과 연계한 ‘광주~에버랜드(전대역) 간 복선전철’ 유치를 범시민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광주~에버랜드간 복선전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가하면 같은 해 10월에는 타당성 중간 결과를 중앙행정기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철도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열린 공청회서 용인시가 계획한 광주복선전철 사업은 정부의 추진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한달 전 국토교통부가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위례~신사~광주~용인 에버랜드를 잇는 수도권 남동부 광역 철도망 구축 사업을 추가 검토키로 했다는 낭보에 이 사업에 다시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줌마렐라와 메르스 그리고 태교
‘사람들의 용인’ 민선 6기 정찬민 시장의 도시 브랜드다. 하지만 용인시의 브랜드명 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 중 하나는 여성친화도시다. 사람들의 용인이 여성친화도시가 된 셈이다. 그리고 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것은 태교도시다.

정 시장은 올해 새해 인사에서 “(2015년)사람을 존중하는 인본도시 실현을 위해 여성특별시로 지정해 태교도시, 줌마렐라 축제 등 우리만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전국에 우리시를 널리 알리는 큰 효과를 거뒀다”고 밝힐 만큼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태교 사업의 경우 콘텐츠 부족으로 벌써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데다. 여성친화도시 역시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시장 전반기 임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2015년 메르스 사태다. 예상하기 힘든 질병 대응에 관한 공약을 마련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 시장은 직접 언론 브리핑에 나서는 등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용인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지역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대책은 정 시장이 내놔야 할 새로운 공약으로 남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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