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작 노동요···이동면 묘봉리서 전해지다 맥 끊겨

‘보릿고개’ 춘궁기에 희망주던 춤과 흥의 한마당 
 

보리타작을 하며 부르는 노동요이자 놀이인 ‘타맥놀이’가 부활의 기회를 갖게 됐다.

예로부터 ‘보릿고개’로 불리던 춘궁기가 있었다. 대개 음력 3~4월 경이다. 쌀이 떨어질 때이고 특별히 먹을 만한 작물이 생산되지 않을 시기다. 이 때 보리라도 타작해서 보리떡이나 보리죽이라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온 마을이 흥에 겨운 한마당이 펼쳐진다. 바로 타맥놀이다. 보리를 수확해 도리깨로 타작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이자 놀이다.

타맥놀이가 전해진  곳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상리마을이다. 이곳에 저수지가 축조되기 전엔 농토 대부분이 밭이었다. 물이 모자라 벼농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대개의 논농사 노동요와는 달리 보리농사 타맥요가 이 마을에 전해질 수 있었다.

보리타작을 하는 날이면 겨우내 아껴두었던 식량으로 밥을 짓고 술도 담가 온 동네사람들이 잔치를 벌였다. 굶주림의 보릿고개를 벗어나는 순간이기도 했기에 노동요는 주민들의 작업능률을 올리고자 부르는 노래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보리를 다 털어서 아침방아로 한번 찧고 저녁방아로 두 번 찧어 보릿가루 만들어서 보리개떡 보리죽을 온 식구가 다 먹는다…어떤 사람 팔자 좋아 일 안하고 잘 사는데 우리 같은 인생들은 무슨 팔자로 땅을 내나. 어허야 보리로다.” 사설에는 은근히 고단하고 험했던 신세타령도 담겨 있다.

타작요가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져 가고 있을 때 그나마 묘봉리 상리마을에선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1985년 10월, 제4회 경기도민속예술 경연대회에 참가해 민요부분 입선(공로상)의 경력도 있다. 88올림픽 성화봉송맞이 문화축제 겸 제3회 용구문화제에서 시연된 적도 있으나 마을 젊은 사람들이 외지로 떠나면서 맥은 끊어지고 말았다. 1994년 경이다.     

단절의 사연을 안은 용인타맥놀이가 마침내 부활할 기회를 가졌다. 오는 9월23일 용인시청 마루홀에서 (사)용인전승문화예술연합회(이사장 이인영) 주최로 타맥놀이가 무대에 올려진다. 마을주민들이 직접 나서는 것은 아니다. 밝달문화예술원(원장 김연희)이 주관하는 무대공연 형태다. 타맥놀이 재현공연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 이수자 현영희씨가 이끄는 용인민요연구회 등이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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