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비워 우편 수령 못하면 거리 먼 집배우체국까지 가야

지역마다 별정우체국 있지만 접수 업무만
‘대리수령인제도’ 이용하면 편리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은 우체국이 있지만 접수 업무만 봐 우편 보관이나 배달 등 집배 업무를 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처인구 원삼면 문촌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70대 홍모 씨. 농사철이다 보니 집을 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며칠 전 농사일 때문에 집을 비운 사이 택배가 왔었는지 ‘물건을 수령하려면 우체국으로 직접 찾으러 와야 한다’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그런데 안내문에는 원삼우체국이 아닌 백암우체국으로 물건을 찾으러 오라는 게 아닌가. A씨는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내 백암우체국까지 가서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A씨처럼 처인구에서도 농촌지역으로 분류되는 모현 원삼 남사 등 면지역 주민들은 우편이나 우체국 택배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에 우체국이 있지만 우편물 접수 업무만 할 뿐 보관이나 집배(배달)는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집을 비워 우편을 받지 못할 경우 일정 기간 안에 안내문에 적힌 집배우체국으로 가서 우편을 직접 수령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용인우체국이 관할하는 처인구에서 집배 및 보관업무를 하는 곳은 업무를 총괄하는 용인우체국과 집배센터로 지정된 백암·송전우체국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중앙동·모현·남사·양지·원삼·포곡우체국과 우편취급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별정우체국’이나 우편취급소다. 이들 별정우체국 등은 체신업무를 수행하지만 수취인 부재로 우편물을 받지 못해 반송돼 온 우편물을 보관하거나 배달하는 업무는 하지 않는다.

최근 우편물을 찾으러 백암우체국을 다녀왔다는 홍씨는 “원삼면과 같은 농촌지역은 노인들이 일하러 나가는 일이 잦아 우편물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우편물 배달을 못해 되돌아가야 하는 집배원들한텐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백암우체국까지 우편물을 찾으러 오라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면서 “집이 비어 배달을 못하면 원삼우체국에 보관하고 찾아가 하면 될 것을 굳이 노인들이 백암우체국까지 찾으러 가야 하다니 잘못된 우편제도가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백암우체국장은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가급적 미리 전화를 하거나 마을회관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를 봐주도록 하고 있는데, 농촌지역 특성상 그래도 불편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우편업무는 시행세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어 관련 지침이 마련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처인구를 총괄하는 용인우체국 관계자는 “원삼우체국 등 지역 우체국에서 우편 보관 업무를 하려면 세칙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신 대리수령인제도를 이용하면 멀리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우편물을 받을 수 있다”며 대리수령인제도 이용을 당부했다.

그러나 대리수령인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아 지역우체국은 물론 집배업무를 하고 있는 우체국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등기취급우편물 대리수령인제도란 주간 시간대 부재, 장기여행 등으로 등기취급우편물을 받을 수 없는 경우 미리 대리수령인을 지정해 우체국에 신고하면 대리수령인에게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제도다. ‘등기우편물 대리수령인신고서’를 작성해 우체국이나 집배원에게 신고하면 된다.  다만 대리수령인은 담당 집배원 배달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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