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캣 타로 7번 전차

사람들이 타로 점을 치러 온다. 그리곤 자신에게만 있는 특별함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성실한 노력만으론 큰 부자가 되거나, 좋은 배우자를 얻거나, 일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행운을 찾는 사람들은 자기만을 위한 특별함이 어디엔가 반드시 있어서 찾기만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판도라가 열어본 금단의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것, 따라서 세상에 있지도 않은 것이 희망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더 나은 내일을 갈망하고, 금지돼 있는 희망을 통해 특별함을 가질 수 있다고 착각한다. 럭키 세븐, 7은 대박이며 타인과 다름이며 남들이 노력한다고 가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과감히 전차에 오른다.

타로카드 7번의 사람들은 6의 사랑을 배신한다. 완전한 6의 사랑을 지겨워하며, 자기만의 무지개를 찾아 집을 떠난다. 습관적으로 카지노를 찾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그들의 가정을 버렸을 것이다. 경마장에서도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은 찾기 힘들다. 정말 별 따기나 벼락 맞기보다 어려운 7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광기 꿈 희망 특별함 영웅 존경 최고의 매력 잘남 부러움 질투 욕망 승리 성공 등 얼마나 많은 말들이 7과 관련돼 있을까? 특별해지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7의 행운을 간직하고자 한다. 인간만이 7을 갖는다. 인간만이 뺏고 빼앗기며, 전쟁을 한다. 역사는 7의 피로 물들어 있고, 7의 영광으로 포장된다. 판도라 상자는 어쩌면 내일의 희망으로만 사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인정하자. 전차 카드를 뽑은 당신에게 행운이 있다고, 그곳이 바로 전쟁터일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살아남아 승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해주자. 그리고 그의 영광 뒤에 숨은 희생자의 모습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해(일) 달(월)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의 눈에 관측됐던 7개의 별들이 지금의 달력에 있는 일주일이 되었다.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나서 일곱 번째 날에 안식을 취했다고 기록돼 있고, 불교에서는 7을 성스러운 수로 여긴다. 우리나라에서도 칠성당에서 빌고, 칠거지악을 지켜 존경받았다.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서 영웅 사무라이들은 7명이었고(‘7인의 사무라이’), ‘백설공주’를 도와주는 숲속의 난장이들도 7명이다. 이래저래 7은 성실하고 분수에 맞게 사는 삶을 깨버리고 예외를 바라는 특별한 행운의 나르시시즘을 요구한다.

7은 순수한 처녀수이고, 그러하기에 찬사와 매력의 상징이 되지만, 당연하게도 질투와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오랫동안 나는 7때문에 힘들었음에도 7을 버릴 수가 없다. 미래의 꿈에 의지하는 낙천성에, 좋은 것만 보려는 긍정성에다가 상상의 즐거움이 가득한 재미있는 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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