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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 송충이 떼 작당해 진행하던 열차를 세워화물열차가 2시간 이상 정차, 경동열차의 난센스 극
  • 정양화(향토사학자)
  • 승인 2016.07.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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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송충이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50대 이상 사람들에겐 학창시절 학교주변으로 송충이를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깡통을 들고 나뭇가지로 만든 젓가락으로 송충이를 잡았는데 송충이가루가 옮으면 피부가 부르트고 심하게 가려웠다. 아마도 요즘 학생들에게 송충이를 잡으라고 한다면 학교가 난리가 날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엔 송충이는 당연히 잡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송충이는 미물이지만 떼로 합쳐 힘을 모으면 현대과학문명을 자랑하는 기계의 힘 같은 것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하는 난센스극의 결정체가 용인에 있었다. 송충이 떼가 기찻길로 이동해 지나가는 기차를 KO시켰다는 거짓말 같은 참말이 듣는 사람을 아연케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80년 전 신문기사에 보인다.

용인군 외사면, 즉 지금의 백암면 일대에는 송충이 떼가 창궐해 소나무가 말라죽을 지경인데 엊그제는 내사면 양지리와 송문리 일대로 송충이 떼가 이동해 와서 두 마을을 지나는 경동철도 레일 위까지 뒤덮는 이변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일 오전 9시 30분 양지역을 출발한 화물열차가 송충이 떼에 막혀 진행을 못하고 최고속도로 진행하려 했으나 레일 위에 깔린 송충이 떼가 치어 죽는 관계로 열차바퀴가 헛돌아 두 시간이나 지체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용인경찰서와 가까운 양지역에서 관계자와 인부가 총동원돼 부삽과 삼태기를 들고 송충이 떼 토벌대를 조직한다는 내용이다.

송충이 떼가 철로를 뒤덮었을 정도라면 인근 야산이나 논밭 역시 송충이 떼로 뒤덮였을 것이 분명한데 당시의 정경이 눈에 선하다. 결국에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이겼겠지만 송충이 떼를 물리치는데 매우 큰 대가를 치렀을 것을 생각하니 미물이라도 함부로 할 것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동철도는 경동철도주식회사 소유의 사철로 광복 이후 국유화 돼 운행되다가 1972년 철거돼 흔적만 남아 있다. 예전의 이름은 수여선이다.

정양화(향토사학자)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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