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아

지난 20일부터, 전국 47만 명의 만 12~13세 여학생(2003~2004년 출생)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무료 HPV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그런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HPV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는 캠페인 활동을 펼쳐왔던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에 부작용에 대해 문의하거나 항의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illomavirus)의 지속적인 감염이 원인이다. HPV 바이러스는 성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80퍼센트 정도가 감염되고, 성경험이 없는 여성이나 신생아, 유아의 입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2년 내에 90퍼센트가 자연스럽게 소실되고, 암으로 진행하기까지는 20~30년이 걸린다. 또한 검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치료율이 높은 암이다.

HPV 바이러스의 종류는 백여 가지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발병률 70퍼센트를 차지하는 2~4개의 바이러스가 지금 우리가 접종하고 있는 백신에 들어있다. 이것은 나머지 발병률 30퍼센트에 해당하는 다른 종류의 HPV 바이러스는 예방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HPV 백신의 예방효과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는 5, 6년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궁경부암은 주로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10대에 받은 예방접종이 30~40년 후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또 이미 감염된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할 경우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44퍼센트나 높아진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어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3년 4월 일본에서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무료 예방접종이 실시되었다. 하지만 높은 비율의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뇌기능장애를 일으킨 환자의 80퍼센트가, 면역시스템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아주 높은 확률로 백신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그해 6월 일본 보건당국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접종을 적극 권장하지 않는다. 유효성과 위험을 이해한 후 받도록 하라’는 방침을 내리게 된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HPV 백신의 부작용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항의가 시작되자 일부 국가에서는 부작용은 ‘백신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불안에 따른 심리적 반응’으로 결론짓는 등 무책임하게 발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국가가 나서서 무료 접종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적지 않은 부작용을 겪은 다른 나라와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나타날 부작용은 자가면역질환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외부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 면역계가 자기조직을 외부조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고 파괴하는 경우다. 관절이나 근육의 통증, 팔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마비, 보행장애, 운동장애, 아토피, 천식, 자폐증, 뇌척수염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거나, 명확히 알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안전하다는 주장과 위험하다는 주장, 둘 사이에서 어느 쪽의 말을 믿을 것인가? 역사를 돌아보아도 허가할 당시에는 안전하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복용케 했던 약이 뒤늦게 위험성이 밝혀져 사용허가가 금지된 사례를 많이 보아오지 않았던가. 양쪽의 주장이 엇갈릴 때는 안전하다는 주장보다 위험하다는 주장을 더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은 홍보 채널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는 그리 멀리 퍼지지 못한다는데 있다. ‘안전하다’와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모두에게 골고루 알려지고, 각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은 대부분 일방적이라는데 큰 문제가 있다.

나는 궁금하다. 왜 국가는 과도한 의료행위로 보이는 예방접종을 오히려 모든 부모의 의무처럼 여기게 만드는 것일까? 또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예방접종을 국민의 세금으로 시행하는 것일까?

이익 앞에 양심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다국적 제약회사들. 백신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이런 기업들의 로비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거기에 더해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돈에 눈먼 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의사들이 있다. 그들의 탐욕이 오늘날의 예방접종 문화를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비단 HPV 백신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예방접종도 다시 보았으면 한다. 세상 만물이 흥망성쇠의 이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병원균들도 생겨났다 퍼지고 사라지는 주기가 있다. 다만 그 주기가 서로 다를 뿐이다. 옛날에는 무섭게 전염되었던 병이지만 지금은 사라진 균들이 있다. 그것이 백신 덕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천연두와 결핵을 비교해보면 명백해진다.

천연두는 1970년대 말에 이미 지구에서 사라진 병이다. 반면 결핵의 경우, 꾸준히 예방접종을 실시해 왔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BCG(결핵예방접종)가 필수 접종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BCG를 더 이상 접종하지 않는다. 이는 전염병의 전파는 백신의 영향이라기보다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3년, 처음 세상에 나타나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사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지금 사스를 걱정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마비되다시피 했지만 올해는 신규감염자가 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예들을 보면 전염병도 흥망성쇠의 이치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일각에서는 예방접종을 ‘모두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 구성원이 맡아야 하는 책임과 의무’ 같은 것으로 여겨,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무임승차자’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의 아이가 발달장애나 자폐 등 치명적인 백신 부작용을 앓게 된다고 하더라도 예방접종을 맞히겠느냐고.

백신 부작용으로 죽거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사람들이 있음에도 관련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쉬쉬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조장해온 공포가 ‘무임승차자’라는 비난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소수의 약자가 희생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건 또 다른 모습의 폭력은 아닐까.

‘백신이 곧 예방’이라는 등식은 의심받고 있다. 또 이미 소멸해 사라진 병이나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는 병에 대해서도 무분별하게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방접종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탐욕스러운 무리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예방접종,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선택은 개인이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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