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중국경제는 경착륙할 것일가? 요즘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경제가 위축된 상태에서 그것을 받쳐주는 것이 중국 경제였고, 우리나라 또한 제1의 수출국과 제1의 수입국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사실을 살펴보면 핑크 빛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우려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경착륙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흔히 쓰는 말이지만 별로 뚜렷하게 정의된 바 없다. 예전에는 7% 이하의 성장을 말하는 것 같았는데 요즈음은 5%대 또는 그 이하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계 10대 국가의 2015년 성장률을 살펴보자. 미국 2.7%, 일본 0.6%, 독일 1.5%, 프랑스 1.1%, 영국 2.4%, 그리스 –1.4% 이탈리아 0.8%, 브라질 –3.1%, 러시아 –4.0%다. 중국은 6.8%다. 놀랍지 않은가? 6.8% 고속성장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이다.

어쩌란 말인가? 중국은 옛날처럼 잘 나가지는 않지만 지금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오히려 더 걱정할 일은 인구 14억인 나라가 지속적으로 7~8% 성장을 할 때 세계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걱정할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착륙을 걱정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듯하다.

첫째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중국경제는 지금까지 무서울 정도로 성장했다. 그래서 중국을 상대로 전 세계는 쉬운 장사를 했다.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것이 변화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걱정할 일이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주로 중국의 낮은 임금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중저가 품질의 엄청난 대외 수출, 그리고 다시 그 수출을 바탕으로 한 내수 폭발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우선 임금이 선진국 수준의 60~70% 정도가 됐다. 생산성까지 따지면 중국 임금이 과연 쌀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중국을 대체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가 탄생했다. 수출 감소는 당연한 결과다.

다음 걱정은 중국 내 구조조정 문제다. 그간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중국기업들의 과잉생산 문제, 비효율성 문제 그리고 과다한 빚 등이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출이 감소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문제 시 돼야 할 일이 문제가 된 것’이다. 청소년들이 너무 빨리 키가 자라면 상당히 심한 성장통을 앓는다. 약간의 고통은 있지만 그런다고 절대 죽지는 않는다. 지금의 중국이 딱 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경제발전 전략을 살펴보는 것이다. 중국의 국가 개발전략은 점과 선과 면의 발전전략이라고 부른다. 무슨 뜻이냐면 낙후된 중국경제를 빠르게 성정시키기 위해 해안가의 주요도시인 상해, 대련, 청도 등을 먼저 집중 개발하고, 다음에는 그 주요 거점 도시들을 연결하는 동부 해안 전체를 개발하고 그 여력을 모아 중국 내륙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가 수출·입국 전략을 통해 성공한 것처럼 이 전략 또한 매우 훌륭한 전략이다.

지금 중국은 동부해안 개발은 어느 정도 끝났고 이제는 중국 내부로 즉 면의 전략을 펴는 단계다. 지난 3월 전국 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내륙개발과 내수경기를 부양해 6.5~7%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발표의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중국은 해안가와 내륙 주요 거점 도시를 제외하고 아직도 도농간, 지역간 격차가 매우 심하다. 그러므로 면의 발전전략을 취할 때 발전시켜야 할 구석이 너무 많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투자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GDP 3%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의 뜻이 바로 이것이다. 걱정하는 것이 일인 사람들이 중국정부의 부채비율을 걱정할지 몰라 미리 지적하겠다. 사실 정부적자와 민간기업 적자는 성격이 다르다. 정부는 발권권한이 있다.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운영체제는 국가 통제 경영체제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도 않겠지만 발생하더라도 문제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걱정할 일은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작금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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