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학교 양극화…통폐합 위기에 몰리다

# 성지초교, 어디로 가나?

지난 25일, 용인교육지원청에선 성지초 학부모 대표들과 당국 책임자가 마주 앉았다.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도시권역 초등학교는 240명 이하일 때 적정규모 학교기준에 미달돼 폐교 또는  통합 대상이 된다. 성지초교는 현재 168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지만 2021년 중장기 학생배치 계획에 의해서도 늘 가능성이 낮은 학교로 지목됐다.<표 참조>

 

그 대책을 논의하기 의한 자리다. 여러 의견이 오갔지만 결론은 없이 평생선을 달렸다. 이에 앞선 교육청 설명회 자리도 일부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거센 항의를 하는 바람에 순탄한 설명회가 되질 못했다.

주민과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학교와 아파트는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다. 학군을 보고 입주 여부를 결정하고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학교가 없어진다면 실버타운화 되는 거 아닌가? 후속시설이 없으면 우범화 우려마저 있다. 더구나 학생들에게 1km가 넘는 등하굣길을 걸어 다니라는 것은 하루하루를  위험 속에 내몰겠다는 것 아닌가.”

성지초교 전경

사실 성지초교의 통·폐합 문제는 인근 기흥역세권 개발지의 학교신설이 불허됨에 따라 불똥이 튄 경우다. 교육부는 근처에 학생 수가 적은 학교가 있는데 또 학교신설을 해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건부 승인했다. 학군내 학교간 학생조절을 통해 추가 신설없이 학생들을 수용하라는 지시였다.

향후 기흥역세권에는 4862세대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1270명의 학생 배치를 위해 43학급 규모의 학교가 필요하다. 문제는 학교 설립 불허에 따라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기존 성지초교까지 가야 한다. 그러면 42번 국도와 경전철로를 넘어야 한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성지초 교명을 기흥역세권의 당초 학교시설부지(기흥2초교)로 이전해 신설학교 교명으로 쓰고, 현 성지초 학생들은 갈곡초로 옮겨 다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명 ‘신설대체 이전’이다 이 경우 신설학교 교명은 성지초를 쓰되, 대체 건립비용은 기흥역세권 사업주체인 용인도시공사가 무상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약 체결도 준비 중이다.

현 기존학교 활용계획도 남는 문제다. 교육당국은 현재 성지초 재산활용 시 학부모와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자체와 협의해 청소년 수련시설, 문화센터 등 주민 편의시설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자체 활용의 경우 꿈의 학교 등으로도 쓸 수 있다. 1교 2캠퍼스 활용도 고려 중이다. 근접한 성지중학교의 캠퍼스로서 돌봄교실이나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병설유치원을 단설로 키워 활용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다. 

 

# 기로에선 기흥중학교

기흥중학교가 개교한 것은 1990년이다. 설립당시만 해도 각학년 5학급씩 모두 15학급이었다. 1990년대 초반 기흥권역이 급격히 도시화되면서 포화상태인 신갈중학교의 보완재적 의미로 설립됐다. 그러나 소규모 택지개발이 될 때마다 학교가 신설돼 주위엔 구갈중, 신릉중, 성지중 등이 또다시 들어섰다. 기흥1중학군만 해도 총 8개교로 늘었다. 결국 지난 해 26회 기흥중 신입생은 46명으로 간신히 2학급을 편성했다. 올해 총 학생 수는 176명(7학급)이다.

신갈중의 운명 역시 기흥역세권 개발과 맞닿아 있다. 용인역세권 개발주체인 용인도시공사는 당초 입주예상 6000여 세대의 중학생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2개교 신설을 계획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투융자 심사과정에서 1개교 신설을 허용하지 않고 학군내 소규모 학교를 적정규모 학교로 유도토록 했다. 성지초와 비슷한 경우다.

 

기흥중학교 전경

5월 10일 기흥중학교 대체 문제를 논의하기 의해 학부모설명회가 열렸지만 시원하게 방향 설정을 하긴 어려운 자리였다. 앞으로 기흥역세권 뿐만 아니라 상미지구 아파트단지가 조성돼 입주하게 되면 학생수요는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도시지역 중등학교 적정규모학교 기준인 300명에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 만큼 조정 대상이다. 지역사회 일각에선 기흥중의 역사성을 고려해 대체학교 신설시 ‘교명’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방안은 신갈초등학교까지를 포함하는 큰 틀에서의 재편이다. 현재 신갈초가 100년이 넘는 전통명문교이긴 하나 학생 수 역시 상당히 줄고 있는 추세다. 또 해당 부지는 원도심 중심에 있어 개발 수요가 큰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신갈초를 현재 기흥중 부지로 이전하고 현재 신갈초 부지를 공공목적의 대규모 공원이나 원도심 재개발과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를 중심으로 나란히 서 있는 신갈중과 기흥중. 중앙정부의 적정규모 학교 유지 정책에 따라 기흥중의 운명도 조만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남곡초교 전경

 # 남사아곡지구 개발사업, 흔들리는 학군

처인구 남사면 아곡리 일원에 6800세대 규모의 비교적 큰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신설예정 학교는 총 4개교였다. (가칭)아곡1초, 아곡2초, 아곡중, 남사고다.  2018년 입주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학교설립을 서둘러야 하는 처지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학교신설사업 중앙재정투자심사에서 (가칭)아곡1초교는 개교 시기를 조정해 재검토하도록 한 반면, 아곡2초교 건립은 인근 소규모 학교와 통합하는 조건으로 승인됐다. 결국 1개교밖에 건립할 수 없다는 방침을 통보한 셈이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분양률을 고려할 때 반드시 (가칭)아곡1초 개교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경 2km 이내에 있는 6학급의 남곡초는 아곡2초교와 통폐합을 추진한다는 의견이다. (가칭)아곡2초교는 남곡초와 통합하되, 교명은 남곡초를 유지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가칭)아곡중이다. 동일학군에 있는 남사중은 사립중이어서 통폐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공립중인 송전중은 인근 예정인 송전도시개발사업(1360세대)과 송전2지구(960세대) 입주 예정 학생들을 배치할 계획이어서 약 5km 떨어진 (가칭)아곡중으로 통폐합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용인교육지원청은 (가칭)아곡1초교와 아곡중은 그 설립 필요성이 크고 인근학교 통폐합이 어려운 실정을 이유로 차기 재정투자심사 때 이런 사항을 반영해 재심사토록 요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