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초선 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지도 벌써 1년 반이 훌쩍 넘었다. 용인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 조례 대표 발의, 용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조례 대표 발의, 용인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 대표 발의 등 공약 또는 목표로 삼았던 입법 의정 활동의 성과도 있었다. 용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용인시의 변화 발전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뒤돌아보니 아직 부족함이 더 많다.

용인시 집행부 견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민의를 반영해 예산낭비가 없는지, 용인시의회 정례회 또는 임시회 회기 때 심의해야 하는 예산서들을 꼼꼼히 살펴보려 애를 썼던 것 같다. 밤늦게 동료 초선의원들과 짜장면을 시켜먹으면서 상정된 예산서와 부의된 조례안 등을 놓고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때론 토론 아닌 토론을 했던 순간도 기억난다. 그러나 부족한 경험 때문에 놓쳤던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과 탄식의 순간도 있었다.

억울한 민원, 답답하고 오래 해결되지 않는 숙원 민원을 들고 온 시민들,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던 시간도 기억난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 선배 시의원들께 질문도 자주했다. 순간순간 귀한 조언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됐다.

시의원이 되기 전에 지난 10년 지역에서 NGO 활동을 했다. 예산감시운동, 친환경무상급식운동, 참여예산활동, 협동조합 및 예비 사회적기업 활동 등. 그리고 용인경전철 주민감사 청구 대표자 및 주민소송단 공동대표 등의 활동을 했었다. 그런 까닭으로 ‘세금 먹는 하마’라 불리며 용인시 재정위기를 불러왔던 용인경전철 문제에 대해 5분 자유 발언, 시정 질의를 통해 미해결된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했다.

작년까지 지방채 5000억은 갚았지만, 연간 500억여 원 가까운 운영비를 30년간 시민 혈세로 지불해야 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부록을 포함해 협약서 및 관련 공시 자료 등을 집중 검토했다. 작년 경전철 운영사를 재선정 하는 과정이 끝났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매년 약 50억여 원을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7년 총 350억여 원). 관련 부서의 노고에 감사를 보낸다. 또 하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고금리 문제이다. 봄바디어사와의 국제 중재에 패해 2차 판정금 지급에 따른 2862억의 자금조달을 위해 칸서스 자산 운용에 4.97%, 5.79%, 4.53% 등의 고금리로 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 저금리시대인데 안타깝다.

30년간 시민혈세로 쏟아부어야하는 원금과 이자는 거의 5000억이 된다. 이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조례를 제정 또는 개정해야 할지 공부하고 있다. 그 외 용인시의회 의원 전원이 기자회견 및 반대결의문을 채택한 연간 1700억여 원 세수손실이 발생하는 행자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 개악안, 수천억대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 삼가동에 건설되고 있는 용인시민체육공원이 제2의 ‘세금 먹은 하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제들이 놓여있다.

초선 시의원들과 의원연구모임 활동은 종종 답답한 상황에 직면할 때 활력이 돼 준다. 서로 배우고 숨어있는 초심의 마음을 봤을 때 위안도 받았다. 초선 시의원의 자화상은 어때야 하는가?

최근 흑백 영화 시인 윤동주의 삶을 조명한 ‘동주’를 보면서, 몽규와 동주의 미완의 청춘 자화상이 여운을 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의 서시와 참회록이 여전히 울림을 준다. 미완이나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청춘의 패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포기할 수 없는 꿈,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솔직함이 부러워서였을까? 초선 시의원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고민이 많은 날에는, 한숨 대신 놓을 수 없었던 초심으로 오히려 힘을 얻는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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