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 등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올해 2번 가량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위기로 이어진 전례가 많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2.50→5.50%)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초래했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1.00→5.25%)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금융위기 때 분산투자는 효과 잃어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분산투자가 그 효과를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다양한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면 단일 자산 혹은 소수 자산에 집중 투자할 때보다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아져 자산관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른바 분산투자 효과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그렇지 않았다. 본격화한 디레버리징(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 축소)으로 모든 위험자산의 가격이 일제히 추락하는 등 자산간 상관관계가 크게 증가하는 바람에, 여러 자산으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성과가 주식과 채권으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성과보다 오히려 저조하게 나타난 바 있다.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어야
분산투자 효과가 없어지는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자산배분을 조정하려는(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안전자산으로 대피하는 등) 자세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큰 손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미국의 VIX(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 옵션 변동성을 반영한 변동성 지수, 일명 공포지수)가 얼마나 상승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고,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은 환율 변동이 얼마나 급격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포착하는 데는 채권시장의 움직임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를 보는 편이 보다 유용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은행권의 자금조달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채권의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거나,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CDS 프리미엄,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이 급등하는 것은 시장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진입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현상이다. 이들 외에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를 하나 더 소개한다.

TED 스프레드의 변화를 보면 금융시장의 신용위험 수준을 알 수 있다. TED는 미국 재무부 증권과 유로달러를 합성한 말이고, TED 스프레드는 그 둘 사이의 금리 차이를 가리킨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TED 스프레드는 3개월 만기 리보(LIBOR, 런던 은행간 금리)와 3개월 만기 미국 재무부 증권(T-bills) 금리의 차이로서 단기금융시장의 신용위험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T-bills은 무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반면, LIBOR는 상업은행간 대출의 신용위험을 반영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TED 스프레드가 0.3%(30bp) 정도에 머물지만,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은행끼리 상대방의 부도 위험을 우려해 대출을 꺼리면서 TED 스프레드가 그보다 확대된다. TED 스프레드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때 150~200bp로 확대됐고, 2008년 9월 17일 300bp를 넘어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10월 10일 457bp의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해 2016년 4월 29일 현재 42bp(0.4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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