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가 자주 발생해 야외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um 이하로 호흡기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습니다. 매우 드물지만 일부 입자들이 폐 점막 손상은 물론 폐포 표면과 폐혈관 사이 염증 반응을 유발해 산소 교환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많은 희생이 발생한 이유도 살균제가 연무되면서 30~80um의 매우 작은 입자가 폐포 깊숙한 곳까지 손상시킨 것입니다. 2000년 초반부터 환자가 있었지만 2011년에 이르러서야 원인을 밝힐 정도로 간질성 폐질환의 원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이외에도 다양한 화학물질, 바이러스, 자가면역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잘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간질성’이란 단어는 영어권에서 17세기부터 사용됐으며, 일본이 번역한 용어입니다. 물론 질병 자체는 과거부터 있었기 때문에 단편적인 기록들은 남아 있습니다.

현재 문헌 중 폐위 혹은 폐조증 등이 간질성 폐질환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현재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데 과거 기록의 비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방은 증상 중심으로 질병 원인보다 표면적 불편함 해소에 주력했는데 현대에는 동일 증상에도 다양한 원인이 밝혀지고 치료 방법이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서구에서도 고대 이집트인이 먼지로부터 목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기록과 그리스 히포크라테스도 대장간, 수은 등의 증기가 호흡장애를 유발하는 현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병 중 일부가 간질성 폐질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700년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디노 라마치니는 <노동자의 질병> 저서에서 직업 관련 질환을 정리했는데, 곡류 취급자들이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곡류 이동 중 생기는 미세 먼지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환자의 직업, 환경 조사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미경 개발 후 폐포 조직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질병의 원인과 분류가 크게 변했습니다. 1838년 영국 코리건은 폐가 만성염증으로 딱딱해지고 작아지며 기관지가 상대적으로 확장되는 현상을 관찰한 뒤 간경변처럼 폐도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변화하는 현상이 동일한 것이며 이를 ‘폐경변’이라고 불렀습니다.

1868년 미국의 오스틴 플린트는 일반적인 화농성 폐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만성기침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의 폐가 단단하게 변화되는 과정임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비엔나의 병리학자 로키탄스키와 함께 연구한 결과 혈관과 폐포 내부 표면 사이에서 부종이 발생하면서 만성 염증으로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임을 밝혔는데 이는 앞선 코리건의 발견과 동일했습니다.

1888년 영국의 폭스는 폐표벽과 혈관벽이 두껍게 부어 있는 것을 간질성 폐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의 오슬러는 경변은 전체가 딱딱하게 됐을 때 붙이며 폐 일부가 딱딱하게 변화하는 과정은 폐 섬유화로 명칭을 수정해 현재는 폐경변이라는 말은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19세기 말까지 간질성 폐질환에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정확한 원인과 진행 과정은 여전히 불분명했습니다. 마른기침과 점진적인 호흡곤란이 수년 간 지속되면서 고통스럽게 만드는 만성 질환으로 생각했던 중 1931년 12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에서 다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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