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에 정성 담긴 한상차림 단일 메뉴
가마솥밥에 깊은 국물맛 설렁탕 인기 최고

▲ 로컬푸드와 천연조미료를 이용해 요리한 자수민 한상 차림.

먹방부터 쿡방, 냉부에서 집밥까지 바야흐로 음식과 요리를 소재로 한 방송이 대세다. 요리를 잘 하는 스타쉐프의 인기는 연예인을 능가한다. 요리사가 인기 직업군이 됐지만 잘 먹는(많이 먹는) 먹방BJ 인기도 요리사 못지않다.

먹는데 관심이 커지다 보니 맛집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맛집 여행이 여행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됐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건 맛집 한두 군데 들르지 않으면 왠지 서운해지는 시대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용인에도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유명세를 얻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에 있는 ‘자수민 밥상’이다. 용인이 고향인 임서윤 대표가 “집밥이 생각나면 언제나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친정집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공들여 문을 연 한정식집이다.

▲ 자수민 밥상은 넓은 주차장과 단체 손님을 위한 연회석을 갖추고 있다.

한정식 식당이긴 하지만 ‘자수민 밥상’은 궁중요리가 나오는 값비싼 한정식집과는 다르다. 자수민 밥상을 방문하면 세 번 고개를 끄덕인다.

먼저 자수민 밥상 주차장에 들어서면 마치 카페 같은 느낌의 건물을 마주한다. 검정색 바탕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심플하고 모던한 외관, 젊은 감각의 노란색 로고만 보면 “한정식집 맞아?”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인테리어며 배치까지 모두 임 대표의 고민과 손길의 산물이다.

호텔에서 15년간 근무한 한식 전문 쉐프가 요리하지만 가격이 착하다는 것이다. 가마솥밥에 13~16가지 음식이 나오는 한상차림 가격이 1만3000원이다. 대개 가격이 저렴하면 맛이나 식재료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마련. 하지만 맛은 물론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가격에?”라며 놀라곤 한다. 여기에 호텔 경력 15년의 한식전문 쉐프가 내놓은 밥상이니 맛은 오죽하랴.

세 번째는 시골밥상 같으면서도 격을 갖춘 한정식이고, 한정식이긴 한데 정통 한정식 느낌과 다소 거리가 있다. 양식과 한식을 두루 아우르는 전문 쉐프가 내놓는 초밥과 설렁탕 때문이다.

자수민 한상차림에는 찌개 대신 잘 고아낸 진한 설렁탕이 나온다. 10시간 이상 끊여 내 식어도 깊은 맛을 유지하는 설렁탕 때문인지 비지찌개나 된장찌개를 찾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로컬푸드 

‘자수민 밥상’의 한상차림에서 설렁탕과 조기, 양념게장, 돼지갈비, 초밥과 홍어를 제외한 10여 가지 밑반찬은 매일 매일 바뀐다. 특히 밑반찬에 사용하는 채소는 대부분 로컬푸드다. 일부를 제외하고 식당 인근의 임 대표 텃밭 등에서 나오는 채소를 그날그날 가져와 요리를 하기 때문에 신선하다. 신선한 로컬푸드로 요리하는 만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좋을 수밖에.

가격은 착하지만 돼지갈비는 한돈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고, 사골과 양지, 김치, 쌀, 고춧가루 등 모두 국내산만 사용하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음식에 임 대표의 음식철학이 담겨 있다. 좋은 먹거리와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이다. 양념과 요리에는 어떠한 화학조미료도 없다. 건새우와 멸치 등을 갈아서 천연조미료로 사용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집 밥을 먹는 식당이길 원해요. 느낌은 고급지지만 엄마 손 맛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그런 곳, 부담 없이 와서 맛있게 먹고 가는 밥집이면 족해요.”

고향인 용인에 ‘자수민 밥상’을 열기까지 시장조사부터 입지, 메뉴 선정까지 3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는 임 대표의 정성과 노력이 숨어 있다.(031-338-9755)

Tip
칠순, 생일, 돌 등 행사 예약시 케이크와 삼페인이 무료로 제공되고 7명 이상 예약을 하면 차량을 운행한다. 자수민 밥상은 전대로터리 바로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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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고아낸 한우의 깊은 맛
후식인 식혜도 전통방식 그대로

자수민 밥상이 자랑하는 메뉴 중 으뜸은 설렁탕이다.

일반적으로 설렁탕은 소머리·사골·도가니 그밖에 뼈·사태고기·양지머리·내장 등을 재료로 쓴다. 10시간 정도 푹 끓이면 국물에 살코기와 뼈의 가용성분이 우러나와 국물이 유백색으로 변한다. 살코기만을 곤 국과 다른 독특한 풍미가 난다.

하지만 자수민 설렁탕은 조금 더 특별하다. 한우 사골을 가마솥에 10시간 이상 푹 끊이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과 비슷하다. 그러나 고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커다란 나무주걱으로 잘 저어준다.

설렁탕은 뚝배기에 담아 뜨겁게 먹는 것이 제맛이다. 하지만 자수민 설렁탕은 식어도 처음 맛을 유지한다. 호텔에서 근무했던 한식전문 쉐프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정성과 맛으로 치자면 후식으로 나오는 식혜도 설렁탕에 버금간다. 입에 머금거나 마시면 결코 가볍지 않고 단맛은 은은하게 오래 간다. 인스턴트 식혜는 밥알이 동동 떠다니거나 부서지고 단맛만 나지만 자수민에서 손수 만드는 식혜는 살아 있는 밥알이 살아 있다.

인심 좋게 생긴 어머니가 엿기름가루를 우려낸 물에 밥을 삭히는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 낸다.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들어가니 감히 인스턴트 식혜와 비교할 수 없다.

자수민은 한우 사골을 12시간 동안 고아낸 설령탕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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