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통소 소장.수원대 사회교육원 타로강사

인간은 다른 생명과 달리 생각하며 산다. 단지 물질적으로 먹을 것만 추구하며 살지 않는다. 외부 세상과 자기 자신을 분리해 관계를 맺고, 옳고 그름을 배워서 행동과 선택의 바름을 알고 사물을 분별하며 산다.

그러기에 우린 끊임없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며 생각의 기능이 멈추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가게 된다.
 

메이저 2번 타로 카드의 이름은 ‘고위 여사제’이다. 2번 여사제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밝음과 어둠, 이것과 저것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며, 배움을 통해 바른 이치를 전달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배움을 익히는 학생으로 그 성질을 대표하기도 한다.
 

경기지역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타로연수를 할 때였다. 22장의 메이저 카드를 가르쳐주고 나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카드를 뽑아보라고 했다. 14명 중에 세 분이 고위 여사제 카드를 뽑았다.

“역시 선생님들이세요. 훌륭하세요.”라고 했지만, 그전에 고위여사제의 부정적인 의미도 알려드렸기 때문에 선생님 중에 한분이 “고지식하고 지루하고 교과서적인 사람이네요.”라고 자신을 낮춰 이야기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변명하느라 웃음이 나왔다.
 

한번은 선생님 중 한 명이 딸을 생각하며 뽑은 카드가 고위 여사제였다. “얘가 생각이 많고 똑똑하지요?”라고 했더니 그 선생님이 “맞아요! 그런데 엄청 게을러요!” 하셨다. “엄마는 1번 마법사셨죠? 그러니 일단 저지르고 보는데, 딸은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판단을 끝내야 움직일 수 있으니 속도가 느린 게 당연해요.

차분하게 앉아서 양쪽 흑과 백의 기둥 가운데서 균형을 잡고 있잖아요. 그것을 엄마의 시각으로 게으르다고 하면 딸은 수긍하기 어려울 거예요. 오히려 엄마보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뭐라 하지 않나요?”라고 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아셨지? 어쩜, 우리 딸이 꼭 이렇게 생겼어요. 2번 여사제 카드가 우리 딸 증명사진 같네요!” 라고 해서 다시 웃음이 터졌다. 이 선생님은 마음 내키는 대로 일단 시작하는 기운을 가진 1번 마법사(4월 11일 829호 참조)를 자신의 대표 카드로 뽑았던 분이었다.
 

2번은 언제나 갈등을 내포한다. 이걸 할까 저걸 할까 고민하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결국 2번이 아닌가 싶다. 정해진 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것을 만나고 그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분별하고 선택해서 살아가야만 한다.

청소를 하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누구를 만나거나 어떤 일을 하는 것도 그러한 분리의 과정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누구나 더 나은 삶과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고 그것을 2번이라는 배움과 나눔에서 시작하게 된다.

1번이 그냥 생긴 대로 사는 자유로운 (동물적인) 영혼이라면, 2번은 생각하고 선택하는 지혜로운 영혼이다. 그래서 숫자 2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은 “나는 옳아!”다.
 

인간 개인은 항상 자기가 옳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생각하는 영혼이기에 아는 만큼의 성실성으로 옳음에 의지하고 살아간다. 서로 영원히 다툴 수밖에 없게 되지만, 그러하기에 서로 화합해 무조건 인정하게 되는 3으로 전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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