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통소 소장

박서연

1은 처음과 시작을 말한다. 그러한 1을 가진 마법사는 우리에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과 경이를 선사한다. 생일 날짜에 1이 있는 사람, 전화번호에 1이 유달리 많은 사람. 주민번호조차 다 1인 사람은 당당하고 독립적이고 매력있다.

그가 자식이나 애인이라면 손에 안 잡혀 속을 태우겠지만, 그들은 마법사처럼 남과 다른 주도적인 창의성을 보인다. ‘자기 멋대로!’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나의 꿈은 요술쟁이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에도  TV프로엔 마법을 가진 주인공 이야기가 유행이었다. ‘요술공주 세리’, ‘아내는 요술쟁이’ 같은 만화나 드라마가 설레게 만들었다. 왜 우린 마법에 흥분하는 것일까?

1번 마법사의 모습은 연금술사로부터 유래한다. 싸구려 금속으로 값진 금을 만들고자 하던 그들의 욕망과 상상력이 세상의 질서를 알고 배합하고 변형시키고자 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그 꿈과 노력으로부터 자연을 바꿔가는 과학의 힘이 생겨났다. 마법사 책상에는 단순한 4요소가 놓여있지만, 그는 그것을 다른 식으로 바꾸고자 고심하고 노력한다.

내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뭘 할까 상상해본다. 푸른 꿈을 가지고 고시촌 쪽방신세를 견디는 실업자 청년, 친절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다문화가족들, 어렵고 재미없는 시험문제 앞에서 자신의 꿈을 잃어가는 우리의 아이들, 비싼 사교육 부담으로 휘청거리는 착한 부모들, 외로움이 전부인 홀몸노인과 소외된 장애인들, 세상엔 너무 많은 불합리한 고통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마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겐 요술지팡이가 없다. 사실 연금술

일루미나티 타로 카드 1번 연금술사

사나 마법사에게도 요술지팡이는 없다. 단지 그들은 알지 못했던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1은 0에서 시작한다. 무지에서 새로운 인식으로, 우리가 가진 단순한 선입견과 안일한 습관을 깨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는 것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으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며,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다. 인류는 그런 용기 있는 1번 마법사들로 인해 진화와 발전의 세상을 걸어왔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느낀다. 아마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고 새로움을 인식하는 집중의 시간이 적어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아이처럼 혹은 마법사처럼 혹은 내일 죽을 것처럼 지금 이 시간의 설렘을 간직한다면, 세상이 마법처럼 느리게 갈지도 모른다.

우리는 상상한다. 그리고 상상이 변화를 만들어낸다. 물론 아직 1,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 시작이 중심으로 설 때,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내가 왜 사는지 알려고 끈질기게 묻고 물을 때, 하나로 당당히 설 수 있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구호가 많은 선거 주간이다. 인간은 마법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발견과 지혜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바꿔갈 수 있는 마법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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