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생복 입고 부모·선생님에게 큰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남곡초등학교는 선비문화를 체험하는 졸업식을 열었다. 졸업생들이 초례의식 전 부모님에게 예를 갖춰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처인승첩 기운이 서려 있는 처인구 남사면 남곡리 작은 농촌학교에서 역사와 전통을 살린 이색졸업식이 열렸다. 제65회 선비문화체험 졸업식이다.

남곡초등학교(교장 김미숙)는 지난 17일 청운관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와 교사, 지역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을 열었다.

5년째 이어지고 있는 남곡초 선비문화체험 졸업식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문화체험을 졸업식에 접목한 것이다. 성균관에서 수학한 유생들이 과거에 급제하면 등과를 축하하고 스승이 당부의 말을 전하고 유생은 감사를 표하는 의식을 재현한 것이다.

학부모와 졸업생들이 초례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졸업식장에 들어서자 유생복을 차려 입은 졸업생들의 목소리가 식장에 울려 퍼졌다. “삼가 마음속에 새겨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이어 졸업생들은 낳아서 졸업이라는 매듭을 짓기까지 늘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은혜에 감사의 차를 올리고, 학부모들은 자기 관리를 잘하고 씩씩하게 아무 탈 없이 자라준 고마움의 차를 내리는 초례의식이 진행됐다. 이 의식을 통해 공경과 존중을 배우고 바른 자세와 동작을 익혀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졸업장이 수여될 때 김미숙 교장은 졸업생 한 명 한 명에게 선물을 건네며 악수하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졸업생들이 손수 쓴 편지를 학부모에게 전하고, 학부모도 손수 적은 축하의 글을 자녀들에게 전하며 편지를 읽을 때에는 교사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 자녀들의 손편지에 엄마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느덧 13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13년간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제 곁에 있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이어 6학년 졸업생을 1년 간 가르친 담임 교사가 21명 졸업생 개개인에게 앞으로 세상을 살면서 실천하길 바랐으면 하는 ‘제자 사랑 10계명’을 적은 편지를 전달하는 것을 끝으로 졸업식 행사를 모두 마쳤다.

김미숙 교장은 회고사에서 “목표가 분명한 삶을 살길 바라며 닥쳐오는 어려움을 디딤돌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갖고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바란다”며 “베풀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바란다.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남곡초는 1~6학년 각 1개반씩 운영하고 있는 작은학교다. 올해 가장 많은 21명이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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