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듯 한낮에는 여전히 볕이 뜨겁다. 하지만 새벽 공기는 벌써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에 기분이 상쾌하다. 점점 짙어지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하늘을 담은 호숫가나 바람에 일렁이는 너른 들판을 걸으며 추억의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은 계절이다. 가을을 담은 경기도 여행지로 떠나 본다.

갈대와 사진 한 장 ‘갈대습지공원’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조성된 인공습지다. 관람은 갈대습지에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는 환경생태관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다. 공원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습지에서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의 표본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넓은 습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망원경을 이용한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습지에는 갈대와 수련 등 수생식물과 다양한 야생화, 고라니와 너구리 등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나무로 만든 관찰 데크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새들이 갈대 잎을 엮어 둥지를 만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른 키 높이로 자란 빼곡한 갈대밭은 바람 부는 날과 흐린 날에 분위기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습지 전체가 풍경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며 인공섬과 조류관찰대에서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수십 종의 철새들의 생태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공원입구 삼거리에서 안산시 공용자전거를 빌리면 더욱 편하게 공원을 즐길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30분(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까지이다.(문의 031-419-0504)

자연과 예술의 조화 ‘안양예술공원’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 삼성천계곡의 울창한 숲에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안양예술공원이 자리해 있다. 2005년 국내·외 유명작가가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참여해 안양의 명소로 거듭났다. 예술을 우리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공영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걷다가 흰색 아치교를 건너면서 이어지는 등산로 곳곳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색상의 플라스틱 음료상자를 쌓은 독일작가의 ‘안양상자집-사라진 탑에 대한 헌정’의 독특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산을 하나의 용으로 생각하고 기와를 쌓아 끊어진 능선을 이었다는 ‘용의 꼬리’를 지나면 예술공원의 랜드마크 ‘MVRDV(네델란드) 전망대’를 만난다. 나선형 작품으로 구비구비 휘어진 길을 따라 오르면 안양예술공원의 전경과 주변의 산은 물론 안양 시내까지 멋진 풍경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문의 031-389-5552)

평화의 멜로디 ‘임진각 평화누리’
임진각은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피폭된 증기기관차에 새겨진 총탄 자국이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임진각에서 몇 걸음 옮기면 평화누리 공원이다. 분단의 상징으로만 여겨지던 임진각을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 전환하기 위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놓았다. 바람의 언덕에 설치된 수천 개의 바람개비는 남북한을 오가는 자유로운 바람을 표현한다. 북녘 하늘을 바라보고 선 4개의 거대한 인물상에는 통일을 향한 염원이 담겨 있다.

그 밖에 솟대집, 소망나무 등 평화누리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이 산책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초록 잔디가 드넓게 펼쳐진 음악의 언덕에는 ‘어울터’가 있다. 야외공연장으로 연중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오는 12일에는 ‘2015 파주포크페스티벌’이 열린다. 포크음악축제에는 송창식, 전인권, 윤도현, 김장훈, 유리상자, 박학기 등이 출연해 평화와 사랑을 노래한다.(문의 031-953-4744, 포크축제 문의 031-931-6666)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구리 한강공원’
구리 한강공원에 들어서면 태극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태극기의 도시답게 높이 50m의 국기 게양대에 대형 태극기가 나부낀다. 구리 한강공원은 태극기광장을 중심으로 잔디광장, 생태하천, 넝쿨터널, 분수대, 유채·코스모스단지, 야구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 좋다. 공원 곳곳에 원두막과 전망대 등이 설치돼 있으며, 형형색색의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한강 변을 따라 자전거 길이 조성돼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신나게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좋다.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면 넝쿨 터널에 주렁주렁 매달린 호박과 수세미는 노랗게 익어가고, 코스모스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이 곳은 연인이나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며, 홀로 산책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주차비는 3000원.(문의 구리시청 031-550-2474)


하늘과 맞닿은 호수 ‘호명호수’
호명산 정상에 호수가 있다. 하늘과 맞닿은 풍경이 마치 백두산 천지를 닮았다 해서 때로 남한의 천지로 불리기도 한다. 옛날에 호랑이 울음소리가 자주 들려온다고 해서 호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이제는 호랑이보다 호수로 더 유명하다.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진 호수의 풍광은 가평 8경 중 제2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호명정과 갤러리 전망대에 오르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호명정 1층에는 발전소 홍보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2층은 전시공간과 전망대가 있다. 갤러리 카페에 들러 호수 경관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평군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 올라가야 한다.(문의 031-580-2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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